샌드위치 패널은 철강제 표면에 단열재를 접착하여 제작한 건축용 벽판과 지붕판으로 다른 자재에 비해 값이 싸고 공사 기간이 빨라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불이 났을 경우 패널 안에 있는 단열재가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가 인체에 치명적인데다 겉에 함석판이 있어 물을 뿌려도 화재진압 효과가 없고 함석판이 녹아내리면 순식간에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샌드위치 패널 단열재의 종류는 스티로폼, 우레탄, 난연 스티로폼, 난연 우레탄, 글라스 울 등 5종류가 있다. 이중에서 우리나라의 공장이나 창고 건물에는 아직도 스티로폼이 70%이상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 경제성보다는 안전을 선택한다. 환기가 잘되는 1층 건물에만 스티로폼 패널을 허용하고 있으며 우레탄폼, 스티로폼 등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의 경우 1층 외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규제완화 차원에서 창고에 대해서는 대부분 마감자재의 사용제한이 없는 실정이다.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은 값싸고 단열성이 높지만, 불에 잘 탈 뿐만 아니라 시안화수소, 황화수소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내뿜는 위험물질이다. 시안화수소는 2차대전시 나치가 유태인 학살시 독가스로 사용했던 것이기도 하다. 지난 1999년 6월30일 유치원생 등 23명이 사망한 화성 씨랜드 수련원 화재, 지난해 11월27일 소방관 1명이 순직한 이천CJ물류창고 화재 그리고 올 8월20일 3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서울 대조동 나이트 화재 등 대형 화재사고에서 숱한 인명을 앗아간 주원인이 바로 우레탄 폼 등에서 나온 유독가스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사고 당시 패널 안에 있다 화를 입었다. 씨랜드 화재의 경우 잠을 자고 있던 유치원생들이 미처 구조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경우이고, 소방관들은 화재진압을 하려고 구조물 안에 들어갔다가 무너진 패널 더미에 깔려 순직한 것이다. 지난 5일 이천 냉동창고 화재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앙119구조대 김진태(41) 소방관은 갑자기 무너져 내린 천장 더미에 깔려 얼굴과 손등, 엉덩이와 허벅지 등에 2~3도 화상을 입어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중이다.
이천물류센터 화재참사와 관련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와 이천시가 창고 및 공장에서는 가연성 샌드위치 용접작업이 금지되고 불연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하니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창고 화재를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창고에 대하여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능 이상의 자재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관련법 재정비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