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보다 더 굳어진 소비심리로 지난 10월부터 시장에는 빈 점포가 하나 둘 늘고, 직원 하나 없이 홀로 점포를 운영하는 '나홀로 사장'도 속출하고 있다.
GM대우 부평2공장이 12월 한 달 동안 조업을 전면 중단키로 함에 따라 일대 시장에도 어김없이 직격탄이 날아왔다. 14일 현재 부평종합시장과 부평깡시장, 부평진흥시장이 한데 모인 부평시장에는 모두 7개 점포가 비어 있다. 설 연휴가 지나면 5~6개 점포주가 점포를 내놓을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돈다.
동이 트기 전인 이른 새벽에 점포 문을 열던 상인들의 출근시간이 늦어지고, 아침 장이 끝나면 시장 곳곳에서는 고스톱 판이 벌어지기 일쑤다.
20년째 건강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1)씨는 "있던 상인도 장사가 안 돼 나가는 판에 점포 내놓으면 누가 들어오겠느냐"며 "이 나이에 일터가 있다는데 만족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우수점포 시상을 받은 소위 잘나간다는 점포도 경기침체를 피해가진 못했다.
서구 중앙시장에서 15년째 B아동복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5)씨는 "그나마 단골손님 덕에 먹고 살판"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해 밝힌 '2009년 소매시장 전망'에 따르면 재래시장의 성장률은 ―0.1%를 기록, 올 해보다 더 극심한 한파가 재래시장에 몰아닥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