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예비후보자로 등록하고 나면 선거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고 선거사무소에 간판과 현판 또는 현수막을 제한적으로 게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예비후보자 알리기가 시작되는 것이며 5명 이내의 선거사무원을 둘 수도 있고 명함을 돌릴 수도 있어 실질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것이어서 마냥 예비후보 등록을 미룰 수는 없을 것이다.
경기도교육감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가는 경기도의 도세와 지정학적 위치에서도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경기도교육감은 200만여명의 학생에 대한 초중등 교육정책의 수립과 집행,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8조원 가까운 교육재정 운용권을 가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치원 및 초중등 학교 설립 및 3천900여 학교의 이전 및 폐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교육장, 교장, 교사 등 10만 여명에 이르는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원 1만여명에 대한 인사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이다.
경기도교육감의 자리는 이와 같은 막강한 권한의 자리인 동시에 재임기간 동안 교육과 학예에 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간 경기교육은 급격하게 유입되는 교육인구의 수용에 필요한 예산부족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발전의 동력을 계속 유지하는 일이 중요한데 이 동력의 원천은 도민의 교육에 대한 깊은 관심이며 차기 교육감 선거에서의 현명한 선택이다. 이제는 교육감을 도민의 직접선거로 뽑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 교육감 선택의 준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첫째, 경기교육의 비전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경기교육은 명실상부하게 한국교육의 중심이다. 경기교육을 빼고는 한국교육을 말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만큼 경기교육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며 책무성이 커진 것이어서 교육수장의 비전이 중요하다. 미래의 경기교육이 곧 한국의 초중등 교육의 모습이기 때문에 글로벌시대에 알맞은 인재 육성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가진 사람이 교육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거대 경기교육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교육감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함께 교육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며 불필요한 통제를 철폐하고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변혁의 리더십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셋째, 단임정신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차기 경기도교육감의 임기는 1년 2개월이다. 1년 2개월 재임하는 동안에 4년 임기의 교육감이 이룰만한 교육발전을 이끌어낼 역량있는 교육감이어야 한다. 짧은 재임기간을 차차기의 교육감 선거를 위한 정지작업기간으로 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넷째, 비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전 도민의 직접선거로 이루어지는 차기 교육감 선출이어서 정치집단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예비후보자가 정치집단과 손을 잡는다면 당선 후에 정치권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을 뿐더러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비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풍부한 교육행정 경험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짧은 재임기간에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경기교육을 시행착오 없이 이끌어갈 풍부한 교육행정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경기교육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오늘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하며 조직을 장악하고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새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의 자율화와 다양화를 통한 글로벌 시대의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이 끝나면 드러날 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이와 같은 준거에 맞는 인사를 찾아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