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경제위기로 GM대우 부평공장이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조업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21일 부평공장에 적막이 감돌고 있다. /윤상순기자 youn@kyeongin.com

지난 19일 오후 4시10분께 인천시 부평구 GM대우 부평공장 서문 앞. 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근로자들이 공장 밖으로 떼지어 몰려 나왔다. 평소 같으면 주말을 앞둔 근로자들의 발걸음이 활기에 넘쳤지만 이날 만큼은 근로자들의 발걸음이 유달리 무거워 보였다.

공장 밖으로 나온 근로자들은 멋쩍은듯 인사를 건네며 발걸음을 옮겼다. GM대우 비정규직노조의 복직 요구 및 최근 발생했던 조합원 폭행사건에 대한 사과 요구집회는 주변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GM대우 부평공장은 2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공장 조업 중단이다. 사실상 이날 주간근무가 조업 중단 전 마지막 근무다. 이에 따라 부평공장은 이미 지난 1일 멈춘 부평2공장과 함께 설립 이후 처음으로 공장 전체가 조업이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더욱이 부평공장의 조업중단 영향으로 인한 협력업체의 연쇄적 공장 가동 중단도 지역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생산직 근로자 이모(40)씨는 "공장조업 중단에, 얼마전 함께 근무하던 동료가 갑자기 체중이 급격히 줄더니 결국 간암 말기 판정을 받는 등 안좋은 소식까지 겹쳐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라며 "휴업기간 동안 가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막노동 일이라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심모(55)씨는 "얼마전부터 인력을 줄이고 조업시간도 크게 단축하는 등 근근이 버텨왔는데 이제는 공장 기계를 모두 세울 수 밖에 없게 됐다"며 "부평공장의 조업중단이 장기화하면 부도를 피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반면, 연구소 직원 김모(38)씨는 "담당하던 신차가 막 출시된 상황이라 요즘 무척이나 바빴는데, 이번 휴업기간이 오히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지만 이미 출시된 신차도 있는 등 GM대우가 곧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긴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는 지역내 최대 업체인 GM대우차를 돕기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GM대우차 사주기 운동'을 진행하는 등 지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