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낮 12시께 화성시 동탄면 중리천 일대 식당가. 인근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행렬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자리를 잡은 손님들 사이에서 이내 식당안에 가득찬 악취에 항의하는 목소리들이 들려나오기 시작했다.

참다 못한 일부 손님들이 두리번거리며 찾아나선 결과 냄새의 진원지는 바로 식당 코앞의 중리천. 바닥을 드러낸 곳마다 온통 음식물 쓰레기가 뒤덮여 있었다. 이 일대 수십곳의 식당들이 하수구를 통해 그대로 방류해버린 음식물쓰레기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악취를 뿜어내고 있었던 것.

▲ 화성시 동탄면 중리천 일대 식당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가 하수구를 통해 그대로 하천에 유입돼 악취가 발생하는 등 중리천 일대 수질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인근 N전자 직원 최모(43)씨는 "하천바닥에 음식물 쓰레기가 쌓이면서 썩어들어가고 있는 사이에도 새로운 음식물 쓰레기들이 하수구를 통해 계속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이런 곳에서 음식을 팔고 먹는다는 사실 자체가 기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화성 중리천이 수년째 인근 식당가에서 불법으로 쏟아내는 음식물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산천을 거쳐 평택항 앞바다까지 흘러가는 중리천의 수질 오염이 계속되고 있으나 행정기관은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 취재진이 식당가 손님 등과 함께 중리천 일대를 확인한 결과 10여곳에 달하는 하천벽 하수구마다 음식물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하천 바닥은 음식물 쓰레기가 퇴적돼 붉은 기름띠와 침출수를 형성하고 있었다. 5㎞에 달하는 중리천 하류 오염지역 도로변에는 30~40곳의 각종 식당들이 인근 공단과 골프장 고객들을 대상으로 성업 중이다.

푸른환경연합 김태동 사무국장은 "4년전부터 음식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음식물 쓰레기들이 하천에 그대로 유입, 축적됐고 지금은 오산천·평택항으로도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수질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오염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 동부출장소 관계자는 "분기마다 인근 골프장 수질점검 및 오산천 살리기 운동시 채수를 실시했지만 오염 사실이 없었고, 적발도 쉽지 않다"면서도 "현장 확인을 통해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음식물 쓰레기는 지난 2005년부터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면서 지자체나 폐기물처리업자 등에 위탁, 분리수거·배출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만~20만원의 과태료 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