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거장 루이 말의 1988년작 '굿바이 칠드런'이 24일 개봉했고 '크리스마스 별장'ㆍ'하우스 오브 디'도 크리스마스에 맞춰 새로 선보인다.
'로큰롤 인생'이나 '요시모토 나라와의 여행'ㆍ'열흘밤의 꿈'ㆍ'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기개봉작들도 적은 수의 스크린에서 적은 회차로 상영되지만 여전히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2008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나 '메모리즈 오브 스폰지 2008'처럼 연말을 맞아 올해 개봉한 영화들을 다시 보는 상영회도 있고,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무술영화 열전'ㆍ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되는 '불여우 열전'처럼 특색있는 기획전도 있다.
영화는 루이 말이 스스로의 경험담을 담아 특히 흥미롭다. 영화 속 주인공 줄리앙처럼 어린 시절 가톨릭 기숙 학교에서 생활했던 루이 말은 유대인 전학생과 친해졌다가 원치 않게 그를 떠나보낸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독일군이 프랑스에 주둔하던 1940년대. 12살 줄리앙은 전학온 학생 보네와 나란히 침대를 쓰게 된다. 영리하고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던 이 친구는 말수가 적은 편이어서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
줄리앙과 보네는 보물 찾기를 하던 중 둘만 무리에서 떨어져 길을 잃은 일을 계기로 친한 친구가 되고, 줄리앙은 보네가 유대인으로 부모님과 떨어져 학교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 유대인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게슈타포가 학교에 들이닥친다.
광화문 시네큐브에서만 상영 중인 이 영화는 개봉일인 24일 주요 시간대 좌석이 매진되며 작은 영화의 흥행 신화를 이어나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 영화는 앞서 지난 1989년 한국에서 개봉했다. 당시 1개 스크린에서 1주일간 상영됐지만 5천명 이상이 관람하는 '작은' 성공을 거둔 바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영화는 그가 그린 그림 '크리스마스 별장'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전개된다. 미술적 성취를 내지 못하고 방황하던 청년 킨케이드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향 마을에 돌아와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그 계기가 되는 것은 그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시작한 벽화 아르바이트였다.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킨케이드는 그들의 얼굴을 벽화에 그려 넣기 시작하고 그의 그림을 보는 마을 사람들의 표정은 밝아진다.
전기 영화라서 인물에 대한 미화가 있을 수밖에 없는 단점도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주인공 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삶에 대해 풍부하게 묘사하는 장점이 있다. 전체 관람가.
◇하우스 오브 디 = 'X파일'의 스타 배우 데이비드 듀코브니의 연출 데뷔작이다. 직접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그는 연기까지 하며 1인 3역을 맡았다.
주인공 톰이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를 보듬는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상처를 가진 중년 남성의 성장기이자 아련한 추억으로의 여행기다.
배우의 연출 데뷔작이어서인지 연출 면에서는 다소 인위적인 설정이 눈에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좋은 연기를 끄집어내는 감독의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톰 역을 연기하는 아역 안톤 옐친이나 '모자란 동네 형'이지만 주인공의 단짝 친구인 파파스로 출연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가 주목할 만 하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자 톰은 우울증에 걸린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간다. 답답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단짝 파파스나 따뜻한 동네 주민들의 도움으로 밝게 지내지만 어느날 뜻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하며 삶이 혼란 속으로 빠지게 된다. 12세 이상 관람가.
◇ 다양한 상영회ㆍ기획전 = 대학로 극장 하이퍼텍나다에서는 다음달 14일까지 올해 화제가 된 작은 영화들을 다시 만나는 '2008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가 열리고 있다.
'4개월, 3주, 그리고 2일'ㆍ'잠수종과 나비' 등 올해 국내에서 개봉한 예술영화들이 상영되며 '누들'ㆍ'레몬 트리' 등 올해 눈부신 활약을 보인 이스라엘 영화, '비투스'ㆍ'샤인 어 라이트' 등 사랑받은 음악영화들, '우린 액션배우다'ㆍ'사과' 등 신인감독들의 활약을 볼 수 있는 한국영화들을 소개한다.
영화사 스폰지 역시 '메모리즈 오브 스폰지 2008'라는 이름으로 재상영회를 열고 있다. 스폰지하우스 광화문과 압구정에서 이 회사가 수입하거나 제작ㆍ배급 등으로 참여한 영화 중 20편이 상영된다.
6억5천만원의 작은 제작비로 132만명을 동원하는 '대박'을 터뜨린 '영화는 영화다'(장훈)을 비롯해 '아름답다'(전재홍)ㆍ'경축! 우리사랑'(오점균)ㆍ'밤과 낮'(홍상수)ㆍ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ㆍ마이클 무어의 '식코'ㆍ밥 딜런의 자전적 영화 '아임 낫 데어', 일본 영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등이 선보인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28일까지 1970~1980년대 한국 액션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한국 무술영화 열전'을 개최하며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 아트홀에서는 브리지트 바르도가 주연한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등 프랑스 여배우들이 연기한 영화 16편을 보여주는 '불여우 열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