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혁(경기도의회 부의장)
21세기 문명인임을 자부하면서 하느님의 존재를 믿으며 그 은총에 머리를 조아리지도 못하고, 부처님을 섬기면서 그 인자하신 자비 앞에서 옷깃을 여밀 줄도 모르고,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의 태산같은 은혜도, 부부와 형제자매의 소중한 가치도, 이웃사촌의 진가도 모르거나 외면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국가안보와 생명산업의 근간이 되는 쌀은 물과 공기와 빛과 함께 참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인간의 생명이다. 이 생명의 쌀이 안타깝게도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천대를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2012년까지 5년간 쌀 직불금의 산정 기준이 되는 쌀 소득보전 목표가격을 80㎏에 17만83원으로 동결을 하고 농촌과 농민을 위하여 큰일이나 한 것처럼 강변하는 행위는 후안무치(厚顔無恥)한 비난받아야 할 처사로 복배 사과하여야 할 단견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차라리 쌀 값을 동결하지 말고 껌이나 과자 값을 동결했더라면 초중등학교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에게 큰 환호성과 박수를 받았을 것이다.

근간의 쌀 값은 가계부에 부담을 주지 못한다.

1년간 1인의 쌀 소비량이 76.9㎏이라면 1년 쌀 값이 16만3천490원이다. 1개월이면 1만3천624원이고 하루에 454원이며 한 끼에는 151원이다. 80㎏에 20만원이면 한 끼에 183원, 30만원이면 247원, 40만원이면 365원, 50만원이면 457원, 100만원을 한다고 해도 한 끼의 쌀 값은 1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913원이다.

자판기 음료수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쌀 값이다.

진주나 다이아몬드, 금은보화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쌀이 없으면 삶이 정지되는 것인데 이리도 소중한 쌀을 어찌 그리도 소홀하게 취급한단 말인가?

경쟁력 있는 농업과 농촌을 만들려면 현장을 찾아가 현장에 뿌리내리는 살아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국은 쌀 농가 소득의 70%가 정부의 보조금이라고 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상품팀장은 "향후 1년6개월 내에 상품시장, 특히 농산물 부문이 위기국면에 직면할 것"이라며 '식탁의 위기'라는 단어 사용을 서슴지 않는다.

미국의 금융전문가가 세계 농산물시장에 조만간 위기가 올 것 같다면서 "캄보디아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한다.

'식량안보'란 국민에게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식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때문에 연간 소비량의 약 20%(2개월분)의 재고량을 확보해 두도록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는 권장하고 있는 것이다.

땀 흘려 가꾸고 거둬들인 곡식을 자재 값, 비료 값, 품삯으로 처분하고 빈손으로 돌아서는 농부들의 스산한 가슴속 그 자연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줄 모르는 농정은 백중의 장소리만도 못한 속히 개혁해야 할 급선무라는 점을 우리 모두 명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