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모(58·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씨는 요즘 필요한 물품과 수량을 꼼꼼히 메모해 이웃들과 함께 장을 보는 공동구매를 활용하고 있다. 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는 '묶음상품' 등을 필요한 사람끼리 함께 산뒤 각자 나누면 씀씀이도 줄어들고 단 한푼이라도 절약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웃주부들과 함께 장을 보면서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필요한 물건도 저렴하게 구매해 한달에 수만원은 아끼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공동구매'를 통해 불황을 이겨나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1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공동구매 증가세에 따라 업계도 대량구매 등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금융상품 등 공동구매가 가능한 상품의 종류와 분야도 다양화되는 추세다.

실제 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심리 파악을 통해 설 상품에서도 '공동구매상품'을 준비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농협e쇼핑은 정해진 한 품목을 매일 30명의 선착순 모집을 통해 1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설맞이 할인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몰(www.samsungmall.co.kr)도 공동구매 코너를 통해 시중가 대비 최고 40% 저렴하게 파는 행사를 열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도 설 선물과 관련, 100만원 이상 대량구매고객에게는 특별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공동구매의 영향인지 묶음 상품의 판매 비중도 증가 추세에 있다"며 "설 선물 세트도 5+1 등의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에 대한 단체구매 수요가 증가세"라고 말했다.

이러한 공동구매는 금융권에서도 인기다. 성남에 본점을 둔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해 5명이 공동구매를 통해 정기적금에 가입하면 연 8.2%의 금리를 주는 '플러스 정기적금'을 출시한 가운데 지난 12월에만 230억원(2천700여 계좌)이 넘는 신규 계약을 달성, 금융 한파를 무색케 했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공동구매에 대한 추가 금리 혜택 제공의 영향으로 네티즌들이 인터넷에서 공동가입자를 모집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며 "불경기가 사람을 뭉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