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송도에는 지금 '투모로 시티'라는 미래도시가 건설 중이다. 올해 8월에 열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맞춰 공개될 이 도시 안에는 5종류의 로봇이 사람대신 활동을 하게 된다. 방문객에게 환영 인사와 길 안내를 하는 안내 로봇이 있고, 짐을 실어 나르는 포터 로봇, 경비를 서는 방범 로봇이 있다. 카페에서는 서빙 로봇이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며, 홍보 로봇이 공연을 한다.
이런 로봇들이 사람들과 가정에서, 일터에서 사람과 공동으로 생활하게 되는 것이 국민로봇시대이고, 앞으로 10년 안에 가시화 될 것이다. 이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누가 주도해 나갈 것인지를 놓고 지금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로봇산업을 놓고 각국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광범위한 산업 연관성 때문이다. 바이오나 IT분야는 물론이고 통신,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기계, 소재 등 다양한 산업분야와 직접 연결돼 있어서 향후 자동차산업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의 자동차와 반도체, 휴대폰과 조선 같은 수출 주력업종에 부가하여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하여야 한다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런데 지난해 말 정부가 인천의 청라지구에 세계 최초의 로봇 테마파크인 로봇랜드가 들어서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는 인천이 향후 로봇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는 신호탄이다.
로봇랜드는 기본적으로 놀이시설이고 로봇의 수요처이다. 이곳에는 아마도 화성탐사선 같은 이동 로봇, 인간의 형태를 지닌 휴머노이드, 일본의 한회사가 개발한 애완 로봇, 우리나라의 청소 로봇 등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모든 서비스 로봇이 전시될 것이고,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로봇산업이 미래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반산업화 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수요가 부족한 것도 중요한 이유다. 송도의 '투모로 시티'나 청라의 로봇랜드라는 수요처를 갖게 된 인천은 로봇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위치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
마침 인천시는 금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240억원을 들여 첨단 제조업과 지능형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융합산업 형태의 로봇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인천지역은 원래 전기, 전자, 기계제어 등 로봇과 관련되는 산업이 잘 발달해 있다. 현재로서도 자체 로봇 콘텐츠 개발이 가능한 업체가 104개에 달하고, 전기, 전자, 기계 등 518개 업체가 로봇산업으로의 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인천시 남구 주안동, 도화동 일대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산업진흥지구로 지정됐다. 원래 남구는 로봇축구대회, 로봇대전 등 로봇게임을 통하여 전국의 팬들을 끌어 모으던 곳으로, 인천의 로봇산업의 열기와 분위기를 이끌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이곳에 로봇산업이나 방송, 영화, 게임 및 실감형 콘텐츠개발 등 미래형 유망산업이 유치되고 육성될 것이다. 이곳에 로봇관련 기업이나 연구소 등이 입주하게 되면 로봇랜드와 함께 로봇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거대한 시너지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60년대 산업현장의 인력부족을 대체하기위해 시작된 로봇의 역사는 이제 가정으로, 학교로, 병원으로 들어가면서 국민로봇시대라는 빅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시대를 어떻게 맞아들일 것인가에 따라서 인천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투모로 시티-로봇랜드-남구 문화산업진흥지구를 연결하는 정밀한 로봇산업지도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