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기간동안 평택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한바탕 눈과의 전쟁을 치렀다. 사진은 넉가래로 눈을 치우는 모습.

"치워낸 곳에 또 쌓이고, 뻥 뚫린 하늘에선 눈발이 계속되고, 눈아! 제발 이제 그만 좀…."

설 명절 연휴 시작인 24일과 25일 34㎝의 폭설이 내린 평택지역은 말 그대로 설원의 풍경 그 자체였다. 이같은 기록적인 폭설은 95년 3개 시·군(평택시, 평택군, 송탄시) 통합 이후 처음이다.

이 눈으로 진위면 하북·신리, 동천리, 봉남리 등의 비닐하우스 29동이 무너져 내렸으며 고덕면 인삼밭 2개소와 서탄면, 중앙·서정·송탄·송북동 일대의 비닐하우스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안중읍, 포승읍, 오성면, 청북면, 현덕면 지역의 비닐하우스와 인삼밭도 완파 또는 반파 피해를 입었으며 비전 1동 축사와 세차장의 지붕이 내려앉기도 했다.

평택지역 도로는 말 그대로 스키장을 방불케 했다. 차량들은 거북이 걸음으로 운행하는 등 미끄러운 도로는 귀성객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상황이 이렇자 평택시는 지난 24일 1천600여 공무원 전원에 비상 근무를 소집했고, 3일동안 군인, 민간인 등 1만9천여명의 인력을 눈과의 전쟁에 투입했다. 사무실에서 조각 잠을 자다 다시 제설작업에 투입되고, 눈이 내리면 다시 투입되기를 반복했다. 내리다, 그치다, 쏟아붓다, 멈추다를 계속하는 눈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시는 보유 제설장비와 군부대, 소방서 등에서 장비를 지원받아 살포기 24대, 제설기 74대, 덤프차 30대, 트랙터 등 총 530대의 장비와 그 외 장비(넉가래 등)를 동원, 입체적인 제설 작업을 벌였다.

염화칼슘 600여t, 소금 800여t, 모래 1천200여t 등 모든 물자를 총 동원했다. 이처럼 많은 제설 장비와 자재를 투입한 것도 평택시가 생긴 이래 처음이며 이번 눈은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시 재난상황실 관계자는 "눈이 이토록 원망스럽기는 처음"이라며 "모든 공무원, 시민들이 참여한 제설작업으로 평택시를 통과하는 차량들이 사고없이 무사히 고향으로 향한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