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세창(경기소방본부 방호예방과)
경기도는 지가 상승과 생활환경의 광역도시화에 따라 그에 부합하는 주상복합건물 및 초고층 빌딩이 광범위하게 들어서고 있으며, 고층건물에 대한 수요 역시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도시개발과 고층건물 건설에 따른 편익만을 생각한 채 충분한 안전예방제도와 법령을 제정하지 않고 재난보호시설 없는 고층건물을 건축하고 있는 현실은 대형재난의 위험에 항상 직면해 있다고 봐야 하겠다.

2008년 전국의 15층 이상 고층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2천129건, 인명피해는 197명, 사망자 28명, 재산피해는 6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기도에서는 2008년의 전체화재 사상자 749명 중 79명이 고층건물에서 사상,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의 10.5%를 차지하여 현재 신축되고 있는 고층건물들이 가장 심각한 재난을 야기할 수 있는 주된 위험대상물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나날이 높아져가는 복합건축물에 대한 소방력의 현장대응은 분명한 현실적인 한계가 발생하는 만큼 특히 30층 이상의 고층건물에는 자체적인 화재피난 대응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피난층(Safe-Zone)을 확보하는 법제도가 정비, 도입되어야 한다.

그 현실적인 도입모델이 되는 법안은 미국 NFPA 101 인명안전규정으로 고층건물의 한 층 전체를 대피공간으로 확보하는 것을 강제하는 것이다. 고층건축물에 대한 피난성능을 평가하고 구조 및 설비지침을 제시하는 대피안전층(SRF) 의무조항의 기준에 따라 국내 현행 고층건축물의 피난시간 지연, 피난안전사고와 병목현상의 발생, 장애우에 대한 피난곤란, 고가사다리차의 진화작업 곤란 등 구조적인 문제점과 더불어 기존 시행규정의 문제점을 고려하여 법적제도에 반영한다면 현실적인 세이프존이 될 것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최근 건축된 서울 양천구 트라팰리스 건물은 주상복합 49층짜리 2개동을 33층에서 스카이브리지를 전국 최초로 설치하여 건물 간에 연결통로뿐만 아니라 화재 발생시 비상 통로 및 대피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동탄신도시에 신축중인 메타폴리스 주상복합건물은 최첨단 건축물로 66층의 건축물에 33층을 피난대피공간으로 설치하였고, 부천 리첸시아 주상복합건물은 66층 건물에 26층을 세이프 존으로 지정하여 안전한 피난층 시설의 본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형화재 재난의 위험성이 방치되고 있는 고층건축물에 대한 안전예방 대응대책 방안의 도입이 어렵지 않고, 관계법만 잘 정비된다면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세이프 존의 즉시 시행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므로, 경기도는 필수적으로 피난층 제도를 법으로 제정하여 광역도시로 변모하는 사회 환경에 훌륭하게 대응하는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