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동안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남을 위해 내어 놓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곳엔 본인의 피와 땀이 서려있고 남들처럼 낭비나 사치없이 안먹고 안입는 등 고통스런 삶의 모습이 스며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해 2007년 세계 14대 자선가로 선정된 홍콩 평녠실업의 위평녠 회장은 경기 한파로 취업난을 겪는 대학 졸업생들을 위해 600만 홍콩달러(약 10억6천500만원)를 쾌척하고 자신이 죽으면 재산 40억 홍콩달러(7천100억원)를 자손에게 한푼도 물려주지 말고 자선활동에 쓰라는 유언장과 함께 전재산을 은행에 위탁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쓰촨 대지진 피해복구 지원과 자선기금 확충을 위해 쿵푸 스타 이소룡의 옛집 등 시가 2천억원대의 홍콩내 토지를 경매에 내어놓는 등 지난해까지 기부한 액수가 우리돈으로 무려 5천320억원에 이른다.

88세 미수를 앞둔 그는 중국 내륙 후난성에서 출생해 1950년대에 홍콩으로 이주, 인력거꾼·청소부·건설인부 등 안해본 일이 없었고 60년대초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 지금은 여러개의 특급호텔과 부동산을 홍콩과 대만 등에 소유한 부호가 됐다. 그가 자선사업에 뛰어든 것은 30년전 후난성 고향에 학교와 병원을 세우면서 부터고, 그후 그는 3차례 연속 자선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인사청문회때마다 위장전입으로 부당하게 토지를 매입하는 등 투기행위가 드러나는가 하면 친인척명의의 차명투기, 미성년자에 재산 넘겨주기 등 재산증식을 위해선 모든 편법을 동원하고도 청문회에선 그럴듯한 변명으로 합리화 시키고 있다. 기초적인 양심이나 도덕성 앞에 떳떳한양 부끄러움이 없는 모습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나라살림을 맡아 국민앞에 떳떳이 설수 있겠는가. 국정수행에 국민적 신뢰가 과연 이뤄질수 있는지 걱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1주년에 앞서 당초 공약했던 자신의 재산환원에 대한 용처와 방법을 천명할 계획이다. 지켜 볼 일이다. 재산의 사회환원 제1호 대통령으로서 말이다.

/김화양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