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2년간 특수전 병력을 6만여명 늘리고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23일 발간된 '2008 국방백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최근 2년간 북한의 전력변화를 소개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전방군단에 경보병(특수전) 사단을 추가 창설하고 전방사단의 경보병 대대를 연대급으로 증편, 특수전 병력을 6만여명 증가시켰다. 이에 따라 특수전 병력은 총 18만여명으로 확충됐다.
백서는 "(북한이)한반도 작전환경을 고려해 야간.산악.시가전 훈련을 강화하는 등 특수전 수행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전방지역의 제1제대에 화력을 보강하는 등 전쟁 초기에 압도적인 전투력으로 기습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상군의 부대구조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지상군은 15개 군단급 부대 가운데 2개 기계화군단을 2개 기계화사단으로, 1개 전차군단을 기갑사단으로, 1개 포병군단을 포병사단으로 각각 경량화했다. 이는 유사시 기동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술변화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1개 전대와 잠수함정 10여척을 보강한 데 이어 지대함.함대함 유도탄과 신형 어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휘자동화체계를 구축해 동.서해 함대사령부와 각 함정을 네트워크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은 동.서부에 배치된 장거리 고고도 SA-5 미사일과 비무장지대(DMZ) 등에 밀집 배치된 SA-2/3 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사체계를 개선했다.
레이더 탐지부대는 4개 권역으로 나눠 한반도와 중국 일부까지 항공기 탐지가 가능하고 방공통제체계를 자동화했다고 백서는 설명했다.
이라크전 이후 후방 교도부대(예비전력)에 상비군과 유사한 전투장비를 보강하는 한편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등 교도부대의 전력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백서는 "모든 교도부대원들이 동원령 발령 24시간 이내 전투준비를 완료할 수 있도록 연중 2회 2개월 이상 소집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능력과 관련, 국방백서는 "북한은 세 차례에 걸친 재처리를 통해 40여kg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며 2006년 10월 핵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플루토늄 40여kg이면 핵무기 6~7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백서에는 2년 전 발간된 '2006 국방백서'에서 표기한 '핵무기 1~2개를 제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표현이 삭제됐으며 이는 핵실험에 따른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사일과 관련, 북한은 1990년 말 개발에 착수한 사거리 3천km 이상의 신형 중거리미사일(IRBM)을 2007년 실전 배치했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호주와 인도, 러시아 일부 지역까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북한은 같은 해 4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이 미사일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은 경제난에도 유류와 탄약 등 주요 전쟁물자를 2~3개월 분량 비축하고 있는 등 전쟁지속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번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전쟁지속능력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에 따라 국방백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증강, 군사력의 전방 배치 등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국방백서는 독도 영유권 수호 의지도 강력히 표현했다.
백서는 "우리 군은 서북 5개 도서와 마라도, 울릉도, 독도 등을 포함하는 동.서.남해안의 우리 영토를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최대수송함인 독도함(1만2천t급)의 훈련모습이 국방백서 표지에 실렸고 독도 영공에 대한 초계활동에 나선 F-15K 사진도 게재됐다.
'2006 국방백서'에서는 독도 부분이 '우리의 관할해역에 대한 초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표현됐다.
국방부 신원식 정책기획차장은 "그간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둬왔던 북한의 위협과 남북관계, 독도문제 등에 대해서는 우리 군의 확고한 대비태세와 수호의지를 담아 기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