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모(21)군은 세상을 혼자서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언제나 가정 환경을 탓하며 지냈던 청소년시절, 그러나 그는 이제 앞으로 펼쳐질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며 내일을 꿈꾸고 있다.
이군이 이같은 삶의 감을 얻는 것은 2년전. 우연한 계기로 어린이재단 인천가정위탁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실시하는 '세상날개달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부터다.
부모의 가출로 어릴적 부터 함께 살아 온 할머니에게 효도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이 군은 이곳의 프로그램을 통해 항공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생겼고, 인천의 한 전문대학 항공관련 학과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또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던 학생들과도 모임을 통해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며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는 박모(18·여)양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향한 자신감을 찾았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박양은 6세 때 어머니를 잃고 이웃집에 맡겨졌지만 무관심과 냉대 속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중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쳐야 했다.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안식처를 찾기는 했지만, 어린 시절 많은 상처로 박양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박양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세상 날개달기' 프로그램은 성인을 앞둔 위탁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기위해 센터가 마련한 자립준비 교육과정이다. 센터는 이 교육과정을 통해 성격유형탐색검사, 진로탐색검사 및 교육, 성공한 직장인과의 만남, 약물예방교육 등을 진행, 위탁 청소년들의 '홀로서기'를 돕고 있다.
교육이 끝난 뒤 참여하게 되는 '자조모임'은 세상날개달기 교육을 이수한 청소년들을 이끌어주는 멘토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는 위탁청소년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권자로 분류돼 정부 지원금을 받지만 성인이 되면 지원금이 끊기기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자립을 준비해야 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인천 지역 위탁청소년은 모두 150명. 센터 관계자는 "대부분의 위탁청소년들이 처음 센터를 찾을 때는 자존감이 낮고 미래에 대해 자신없어 하는 모습이지만 프로그램을 마칠 때는 자신감을 찾는다"며 "이곳은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씨앗을 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