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상을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빈민가 아역스타들이 새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26일 인도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각각 극중 주인공들의 소년, 소녀 시절을 연기한 아자루딘 이스마일(10)군과 루비나 알리(9)양 가족이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집을 제공받게 됐다고 전했다.

▲ 디즈니랜드 스리핑뷰티캐슬 미키마우스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오스카상 "슬럼독 밀리어네어"아역 배우들.
   두 가족은 '슬럼독'이 오스카상을 휩쓴 후에도 영화의 실제 배경인 뭄바이의 가리브 나가르 빈민가에 살고 있었다.

   아자루딘의 가족은 길가 천막에 살았지만 최근에 헐렸고 루비나 가족은 한 칸짜리 판잣집에 살고 있다.

   지역 주택협회의 아마르지트 싱 회장은 "이 아이들이 국가에 영광을 안겨줬기 때문에 무상으로 집을 받아야 한다"면서 "마하라슈트라 주지사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아자루딘의 아버지 모하메드는 "영화제작사로부터 돈을 거의 받지 못했고 그나마 다 써버렸다"며 "이번 결정은 가족에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또 루비나의 아버지 라피크 쿠레시도 "우리 집은 석 달 전까지 몇 번이나 당국에 의해 헐렸다"면서 "이제 머리 위에 든든한 지붕을 갖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슬럼독'의 대니 보일 감독은 30일의 영화 제작기간 아역배우들에게 현지 임금보다 많은 돈을 지급했고 노동 착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화 제작사 측은 아울러 아이들의 교육 기금을 조성했고 이들이 학교에도 가게 됐다며 인도 정부가 두 가족의 집을 지을 때 벽돌과 시멘트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정부의 이번 결정이 총선을 앞둔 정치적인 행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