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조규 (농협인재개발원 교수)
3월, 우리 자녀들이 새 학년을 맞아 새 교복을 입고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선생님과 함께 새 친구들을 만난다. 그만큼 기대와 설렘으로 출발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기대도 잠시일뿐 우리 아이들은 학교보다는 학원가기가 바빠지고 학부모들은 학원비 걱정이 우선 앞선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08년 국가 경쟁력 지위에서 우리의 교육경쟁력은 55개국 중 53위로 꼴찌를 전년도에 이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B정부에서도 교육개혁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교육현장의 반응은 신통치가 않아 보인다.

성적 공개를 통해 공(公)교육을 살리자는 일제고사 시행은 첫 단추부터 삐거덕거리고 우리에게 또 실망감만 안겨주고 말았다. 전국의 학생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관리는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교육현장에서는 아직도 매너리즘과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교육행정 역시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니 교육은 늘 뒷걸음치고 한숨만 터져 나올 뿐이다. 어느 한 부분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체적인 시스템상의 문제를 단기간 내에 해결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의 일방적인 교육정책으로는 학생, 학부모, 학교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 학교, 학부모, 교사가 교육현장에서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의 대대적인 정책 전환 없이는 매번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미국내 유학생 중 한국 유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것은 우리 대학의 교육품질이 기대에 못미쳐 해외로 우수인력이 빠져나간다는 증거이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유학 후 국내에 돌아와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할 것은 공교육 강화로 교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교육의 출발은 교사들의 열정에서 시작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과감한 지원과 교사들의 교육역량 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만 제2, 3의 덕성여중과 같은 학교를 기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두번째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과감한 교육의 글로벌화이다. 클러스터를 통해 선진교육 시스템을 도입하여 우리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대학은 기업이 바라는 현장중심, 실무중심교육과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하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유지하기 위하여 현행 대학 입시제도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늘 불안에 떨게 하고 사교육 시장만 활성화 시키는 결과를 낳고 만다. 새로운 교육정책을 도입하기에 앞서 사회적 여론을 수렴하고 각종 제도를 정비한 후 수요자와 공급자를 위한 입시제도를 안착시켜야 한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교육을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는 없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하여 교육문제를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워 한 가지 한 가지 풀어 나가야 임실학력평가 조작사태와 같은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아키타현 교육혁명과 덕성여중의 교육방법과 같은 혁명적인 방법들이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확산될 때 우리 자녀들의 학교가 정상화되고 공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우리의 국가 경쟁력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