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길어진 불황 경제위기 속에 인천지역 공단의 가동률과 인천항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실직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 앞에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설명회를 듣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지난 6일 낮 12시. 인천 남동공단내 자동차 부품업체 밀집지역의 한 간이식당. 동시에 50여명의 식사가 가능한 규모지만 점심식사를 하는 손님은 채 10명이 안됐다. 인근 공장 10여곳의 공동 구내식당격인 간이식당을 4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경자(72·가명)씨는 월 150만원인 임대료가 버거워 식당을 매물로 내놓은지 오래다.

"처음 들어올 때는 권리금만 2천500만원을 냈지. 도무지 경기가 나아질 기미가 안보여. 인수자가 없으면 집기류라도 팔아치워 고물값이나 챙겨야지 뭔 수가 있나, 허 참!"

30여분을 더 지켜봤지만 빈자리는 더이상 채워지지 않았다.

"요즘에는 (야간)잔업이나 휴일 근무도 안해. 자주 오던 공장 직원들 모습도 시간이 갈수록 안보이고. 언제쯤이면 경기가 좋아질지 참 걱정이야."

호황때 근로자들이 빈자리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섰던 이 간이식당은 심술궂었던 이날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런 모습이었다.

계절은 벌써 봄을 느끼게 하지만, 2009년 3월 인천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 제조업 경기의 바로미터격인 남동공단 가동률은 외환 위기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인지역본부는 남동공단의 올 1월 가동률이 70% 내외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고가 바닥난 전기·전자업종 등을 중심으로 주문이 조금씩 증가하고는 있지만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는 자동차 업종이 전체 남동공단 가동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역경제에서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GM대우 부평공장은 올들어 이틀에 한번 꼴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올 판매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70% 이상 급감한 중형차(토스카)와 SUV차량(윈스톰)을 생산하는 부평2공장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설 연휴가 끼어있던 1월 불과 1주일만 정상근무를 한데 이어 2월에는 14일, 3월 들어서도 10일만 정상 가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항을 통한 수출입 물동량 역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세관은 인천항 통관 실적을 기준으로 2월 수출이 8억4천2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수입은 6억400만달러로 29.3% 줄어들었다. 2월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도 전년동월 대비 1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인천항만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이 끼어있는 바람에 전년동월 대비 37.6%라는 기록적인 감소세를 보였던 1월에 비해서는 다소 나아졌지만, 물동량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의 골이 너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