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낮 12시경 인천 남동공단내 한 간이식당이 근로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시 남구에 사는 정모(30)씨는 지난 주 일자리를 잃었다. 자신이 일하던 하역사의 처리 물량 급감에 따른 경영 악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정 씨가 다니던 회사는 한 달에 선박 25~30척 분량의 철강 하역일을 처리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의 여파로 철강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난달 이 업체가 처리한 하역 물량은 선박 3척 분량에 불과했다. 일이 줄어들자 사무실에서 책을 읽는 등 허비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정 씨가 다니던 회사는 결국 휴업을 위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처지에 놓였다. 정 씨의 동료들은 하나, 둘 새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무실을 떠났고, 정 씨도 같은 처지가 됐다.

그는 현재 한국항만연수원 인천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컨테이너 크레인 교육과정을 듣기 위해 지원서를 접수하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 정 씨는 하루라도 빨리 경기상황이 좋아져 다시 일을 시작해 미래를 꿈꿀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인천지역 경제 상황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지난달 인천경제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인천지역 경제활동인구와 경제활동 참가율, 취업자 수는 모두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는 128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만3천명(1.0%)이, 경제활동 참가율은 59.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p가, 취업자는 123만4천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만명(0.8%)이 줄어들었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23만9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가 감소했다.

인천지역 실업률은 4.2%로 전달에 비해 0.3%p 늘어 전국 실업률 3.6%보다 0.6%p 높았다. 이같은 실업률은 7대 광역시 가운데 네번째로 높은 수치다. 인천지역 실업급여 신청건수도 지난해말 기준 5만4천870명으로 전년대비 25% 가량 늘었고, 지급액도 1천896억원으로 약 22% 증가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 전망은 상황을 더욱 어둡게 한다. 지난해 12월 인천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 전망은 각각 39와 54로, 향후 6개월 뒤에도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컸다. 이같은 결과는 제조업의 경우 지난 2007년 2월 이후, 비제조업은 2007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지역 수출과 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각각 32.0%와 6.3%가 줄었고, 인천지역 부도법인수는 같은 기간 28.6% 늘어나는 등 지역경기는 여전히 혹한기를 맞고 있다.

경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 속에서 경기상황이 당분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재취업을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취업상담과 직업교육 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