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해 동북아시아 하늘의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이 29일 개항했다. 9년여 동안의 건설기간 동안 우려와 기대 속에 문을 연 인천공항은 이제 동북아시아의 허브(중추)공항으로 자리매김될 전망이다. 인천공항 개항을 맞아 21세기가 요구하는 '국제공항'의 모습과 비전을 살펴본다.
▲건설 배경
지난 10여년 동안 국제사회의 인적·물적 교류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세계적인 항공 수요도 증가하면서 항공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그 어느 지역보다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교통 성장률이 더 높았다.
실례로 아태지역 항공교통 수요는 1980년 이후 연평균 8%의 신장세를 기록했으며 앞으로도 10% 이상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필리핀, 러시아의 연해주를 포괄하는 동북아권은 인구, 생산, 무역, 자본 등 경제 규모의 거대함과 고성장 추세를 밑바탕으로 유럽, 북미 경제권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도시화율과 정보화속도 및 정치·문화적 요소를 고려하면 동북아는 더욱 역동적으로 고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는 세계적인 자본 공급지로, 상품 제조지로, 대규모 자원 무역지대로서의 위상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국들은 물류와 인류, 자본과 정보의 거대한 흐름에 대처하기 위해 교통·통신 분야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바로 이 인프라의 결정체가 '국제공항'이다.
우리 나라는 1986년대를 전후해 국제선 수송 실적 세계 10위권에 도달했다.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제화와 개방화가 급격히 진전되는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복수 민항공시대가 열렸다. 이어 1989년 해외여행을 자유화한 이후엔 연평균 국제 여객 13%, 국내여객 30% 이상이 증가하는 세계 최고의 항공수요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세계 항공수요 증가율의 2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1995년에는 전년 대비 17%나 증가하는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급격히 증가하는 항공수요에 대해 김포공항의 수용능력의 한계가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규모 확장은 불가능했다. 결국 소음피해와 관련한 외국 공항 사례를 감안할 때 소음피해가 없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해안 또는 해상으로서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21세기 항공운송계와 공항의 변화
현재 항공업계는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이 사활을 건 기업간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미국이 1978년에 소비자보호 및 항공회사의 체질개선을 위해 항공규제 완화 정책을 펼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이 정책에 따라 항공사간의 노선 장악 경쟁이 불붙기 시작해 항공업계는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 결과 팬암, TWA 등 미국의 상위권에 속해 있던 항공사들이 도산했으며 2류 항공사였던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델타항공이 경쟁력 강화와 기존 항공사 흡수 합병을 통해 거대 항공사로 등장했다.
미국 거대 항공사들의 공격에 대해 유럽 항공사들은 합병과 제휴를 통해 맞섰다. 영국공항은 경쟁사인 브리티시 칼레도니안 항공을 합병하는 등 유럽 항공사 간에는 EC역내 시장을 단일 항공시장으로 키우기 위해 지역내 항공사간의 합병과 제휴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전략의 하나로 '허브 앤드 스포크'(자전거 바퀴중심과 바퀴살)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수레바퀴와 같은 노선망을 운영한다는 것으로, 주변 소규모 공항들로부터 중소형 항공기를 이용해 대형 중추(HUB) 공항으로 여객 및 화물을 집결하고 이를 다시 대형 항공기로 환승, 원거리 목적지까지 수송하는 방법이다. 이 개념은 과거의 지점대지점(Point●Point) 노선 개념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또한 항공기 개발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제·사회 변화가 항공시장 구조변화에 따라 2개의 엔진으로 운항하는 B-777을 이미 실용화했으며 800~1천여명이 탑승할 수 있는 초대형 여객기와 마하 3~5의 초음속기도 개발, 머지않아 실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브공항으로서의 인천공항 역할
국제사회 및 항공산업의 변화 추세 속에서 전세계적으로 국제공항간의 허브공항 선점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아태지역에선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일본의 간사이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 말레이시아 세팡공항 등이 개항했다.
'글로벌시대' 경제에서 항공과 해운은 '대동맥'으로 표현된다. 항공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파급효과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천공항이 개항함으로써 이미 3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얻었고, 오는 2010년 2단계 공항개발을 완료하면 장기적으로 10만여명이 공항에서 종사자로 근무하게 된다.
인천공항, 동북아 교통.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의 결정체
입력 2001-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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