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부도처리된 안산의 G종합건설 로비에 각종 서류 등이 어지럽게 버려진채 현관문이 굳게 닫혀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안산시 단원구 상가지역에 자리한 G종합건설. 지난 1998년 11월에 설립돼 10년이 넘도록 향토 건설업체로 건실하게 일해온 이곳은 지난 4일 부도를 맞았다. 15일 취재진이 찾아간 G종합건설은 로비 현판 아래로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각종 서류들 사이로 찬바람만 휘감겼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수시로 들락거렸을 현관문은 굳게 잠긴채 사람의 기척은 온데간데 없고 어두운 폐업의 공포만 뒤덮여 있었다. 10년간 복지관과 공장·사무실·창고·체육단체회관 등을 건축하며 탄탄한 사업 능력을 과시했던 대표 L씨는 연락이 끊겼고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지역내 건설협회 임원을 맡을 만큼 탄탄하고 활발히 움직이던 회사였는데 갑자기 부도를 맞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경기도내 건설업계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건설업계에 '부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도내에서 이달에만 안산의 G종합건설, Y건설이 부도를 맞았고, 지난달에는 광명의 또다른 Y건설이 부도를 냈다. 1월에도 안산의 U건설, 고양의 W건설, 안양의 D건설 등이 줄줄이 부도처리됐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도 6곳과 4곳의 건설업체가 총 161억원의 부도를 냈고, 12월에는 한 업체가 163억원의 거액 부도를 내 하청업체들을 절망에 빠뜨렸다.

이같은 도내 중소 건설업체들의 연쇄 부도는 불황으로 인해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들이 신용 위험을 내세워 자금지원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 어려운 중소 건설업체들은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면 곧바로 부도 위험에 몰리고 있다.

실제로 도내 건설업 부도업체수는 지난해 35개로 전년보다 6개가 늘었지만, 총 부도금액은 823억원에 불과해 2007년 2천851억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중소 건설업체들이 소액의 어음이나 당좌수표를 막지 못해 부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건설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어서, 중소 건설업체들의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

금융 당국은 지난 1월 건설업계 1차 구조조정을 진행한데 이어, 이르면 이번주내에 시공능력 101~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견 건설업체들이 C등급 이하를 받아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금융권 지원 중단에 의한 자금난으로 부도를 낼 경우 하청업체들은 대금 지급 지연이나 공사 중단 등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