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를 포함 모두 4천100억원이 투입되는 인천 남항 컨테이너부두 개발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준설토 처리방안을 확정하지 못해 사업 차질은 물론 대외 공신력 하락이 우려된다.
 18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삼성과 싱가포르항만청(PSA)은 중구 항동 석탄부두앞에 4만t급 컨테이너 선박의 상시 접안이 가능한 전용부두 3선석과 배후부지 11만평을 조성키로 하고 오는 2003년 완공 목표로 다음달 1단계 공사에 착공한다. 이 부두는 완공되면 연간 12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인천해양청과 삼성, PSA는 남항 컨테이너부두 준설과정에서 나오는 준설토 1천20만입방m(정부 780만입방m, 민간 240만입방m)를 인근 송도신도시 매립지에 투기하기로 하고 최근 인천시와 협의를 벌였으나 시측이 뒤늦게 준설토 성분을 내세워 수토(투기)가 어렵다는 뜻을 전해와 마땅한 준설토 투기장을 찾지 못한 상태다. 시 도시개발본부는 삼성의 요청에 따라 준설토의 투기(수토)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 남항 준설토의 모래성분이 60%미만으로 송도 신도시 매립토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신 시는 송도신도시 대신 북항 청라2 투기장을 활용해 줄 것을 인천해양청에 제안했다.
 인천해양청과 인천항건설사무소측은 준설토 투기장을 송도신도시가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길 경우를 검토했으나 이동거리 증가와 준설공법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인해 정부예산범위 500억원을 훨씬 넘어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나 인천해양청은 빠른 시일내 공사비 추가확보나 적합한 준설토 투기장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착공 연기등 사업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항만의 외국자본 유치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송도 신도시 1공구 매립 공정률이 70%를 넘는 상황에서 모래성분이 부족한 준설토를 받을 경우 매립기반 연약으로 붕괴 등 매립 부실이 우려돼 남항 준설토를 무작정 받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 남항 준설토를 정밀 분석해 수토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영환기자·anyo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