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 기계생산지의 중심지로 떠올랐던 인천 기계산업단지.
그러나 경기침체가 거듭되고 물류비 비용부담 증가 등으로 생산을 주도했던 큰 업체들이 이전을 하면서 이제는 영세업체들만 남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78년 인천시 남구 도화동 일대 지방공단 형식으로 조성된 인천기계산업단지에는 현재 80여개 업체가 들어서 있다. 기계산업단지에 들어선 공장들의 주생산품은 자동차부품, 각종 공구, 기계 등이다.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활발하게 공장이 가동될 때는 매월 평균 생산액이 600억원에 분기별 수출액도 1천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매월 평균 생산액 300억원에 수출액도 800만달러로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천기계산업단지 관계자는 “70~80년대에는 지금보다 적은 50여개 업체가 들어서 있었지만 대기업들이 들어서 활발한 생산활동을 벌였다”면서 “현재 업체수는 늘었지만 대기업들이 떠난 자리에 영세기업들이 임대형식으로 들어서 있어 오히려 위축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대우자동차 부도로 기계산업단지에 있는 일부 협력업체들이 공장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한데다 그동안 공단을 주도했던 원일철공소, 한국단자, 청보산업, 경동산업 등 굵직한 업체들이 타 지역으로 떠나면서 영세업체들만 남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공단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침체된 기계산업단지를 다시 활성화시키고 경쟁력 있는 공단으로 조성하기 위해선 공동판매를 할 수 있는 마케팅전략과 기술력으로 국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OEM(주문생산)방식이 아닌 자체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생산품 개발과 기계를 현대화할 수 있는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기계산업단지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선 먼저 공장 현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지자체와 연계된 공동마케팅 전력을 구상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것만이 국제경쟁시대에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배종석기자·bjs@kyeongin.com
인천기계산업단지, 영세업체들만 남아 명맥만 유지
입력 200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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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2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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