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재설 (인천시 연수구청 세무과장)
"세금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바로 남자와 여자다."

납세의식이 비교적 높다고 알려진 미국인들의 세금에 대한 유머다. 세상 모든 사람이 세금에 불평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서 표현한 말이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세금 없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금과 사회는 결코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그래서 올리버 홈즈 미 대법관은 "세금은 문명사회에 사는 대가"라고 정의했고, 또 케네디 대통령은 "세금은 시민권의 연회비"라고도 했다.

세금은 우리가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동안 숙명처럼 평생 부담해야 하는 '회비'와도 같은 것이다. 즉 세금은 국가(지방자치단체) 경영의 근간이자, 우리 경제를 건전하게 유지·발전할 수 있도록 지탱하는 에너지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고, 특히 우리 인천이 21세기 동북아시아의 중심도시로서 세계의 지목을 받을 정도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 국민(시민)들이 부담해 준 소중한 세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 우리도 성실납세자로서의 자긍심과 또 한편으로는 성숙한 책임감을 동시에 가져야 할 때이다. 또한 세무관서에서도 성실납세자에 대한 우대시책을 적극 발굴해 추진해야 한다.

연수구는 성실·고액납세자가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모든 시민이 적은 금액의 세금이라도 부담하는 '떳떳한 시민'이 되어 소득계층간 상호 이해와 화합을 이루는 선진형 납세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작년 7월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성실납세자 등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였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금년부터 시행하는 '인천광역시연수구 성실납세자 등 지원에 관한 조례'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3년간 지방세를 납부기한 내에 전액 납부한 성실납세자 중 40명(상·하반기 각 20명씩)을 컴퓨터로 추첨해 10만원 상당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준다. 둘째 지방세 납부액 기준으로 법인은 1억원, 개인은 5천만원 이상인 납세자 중 지방세 체납 및 징수유예가 없는 고액 납세자 중에서 선정된 자에게 구민의 날 또는 납세자의 날 등 적정한 시기에 감사패를 전달해 격려한다.

인천시에서도 지난 2월9일 지방세 고지서를 전자적인 방법(인천광역시지방세정보통신망, 가상계좌 등 온라인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수령하고 전자적인 방법으로 납부기한 내에 전액 납부한 자 중 300명을 전산 추첨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한 바 있다. 그동안 기계적인 세법 집행으로 세금을 걷기만 하면서 납세자의 심정을 이해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던 조세행정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필자는 연수구민의 날 또는 인천시민의 날 기념식장에 성실·고액납세자를 VIP로 초청하여 그들을 격려해 주는 등 성실납세자가 존경받고 우대받는 명품도시 인천을 소망해 본다. 이것은 성실납세 풍토 조성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일류 명품도시 건설 그 이면에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성실납세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