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신선한 방식으로 구도심을 개발하는 사업을 인천시와 중구가 기획하고 있어 인천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구의 '구도심 문화재생 기획'은 오래돼 낡은 건물을 부수지 않고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 중구청 주변(역사문화의 거리)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계획도시로 개항기에 생긴 건축문화유산이 몰려 있다. 중구는 이곳을 문화지구로 지정해 서울 인사동·파주 헤이리처럼 특성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9월이면 이 곳에 미술 창작 스튜디오인 '인천 아트 플랫폼'이 문을 연다. 시가 예산 200여억원을 들여 허름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간이다. 이곳에 모인 예술가들은 새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지역에 전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최근 3년간 역사문화의 거리를 찾는 관광객 수는 큰 폭으로 늘었다. 중구가 운영하는 '개항장 도보관광 코스' 참가자수는 2006년 2천753명에서 지난 해 1만188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근대건축문화유산이 남아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타 지자체에서는 인천의 문화재생 기획을 배우려 한다. KBS 부산방송총국은 지난 해 12월 '역사 ! 관광을 창조하다'의 특집기획에서 선진 사례 중 하나로 인천 역사문화의 거리를 조명했다. 역시 근대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사업을 준비하는 군산·익산·강경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기대도 크다. 중구청 앞에서 작년부터 커피숍을 하는 이현정씨는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터줏골 마트 안에서 만난 김모씨는 "중앙동에서 신포동으로 이어지는, 죽은 상권이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9년 2월 현재 인천 중구 주민등록인구수는 8만8천636명으로 약 40년 전인 1970년(8만8천377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박기재씨는 "현재 이곳에 집과 상가를 매입하려고 20명 가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이들 가운데 서울·분당을 비롯해 인천 송도·연수동 등지에 사는 젊은 20~30대 층이 대부분이고 문화재생과 관련한 사업을 준비한다는게 특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