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독자위원회가 지난 25일 오전 11시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인일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위원장인 이주현 경기민언련 공동대표를 비롯해 이귀선 수원YWCA 사무총장, 박종아 경기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 이윤희 수원사랑포럼 공동대표, 장정희 경기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손동혁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소장이 참석했다. 손 소장은 이번달부터 독자위원으로 활동하며 인천기사 모니터를 맡게 됐다.
경인일보에서는 최우영 사회부장이 배석했다.
회의에서는 3월에 보도된 교육감 선거, 경인운하 공사 재개, 미산골프장 사태, 경기도의 강변살자 프로젝트, 기획 기사 등에 대한 분석과 지적이 이어졌다.
이주현 위원장은 "경인운하 보도는 지난달과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균형감을 찾았다. CCTV의 문제점을 시기적절하게 지적한 기획기사도 좋았고, 역시 기획인 국방뉴딜정책도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 관련해서는 지면 할애가 적었고, 미산골프장 문제는 사실에 입각해 치밀하게 보도했지만 사전에 이런 사태를 먼저 예견하고 파헤치지 못한 언론의 역할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또 "경기도의 강변살자 프로젝트는 22조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고, 시민사회단체는 운하의 사전 작업이란 비판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지만 경인일보는 아직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보도 '위기의 지역건설'에 대해서는 "어렵기 때문에 지역 물량을 지역업체에게 몰아주자는 것이 기본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지역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생길테고, 힘들 때마다 지역 물량을 주는 것이 건설업을 살리는 길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귀선 위원은 "이전에는 경인운하 관련 기사가 찬성쪽으로 많이 치우쳤지만 3월에는 농경지의 염해 피해 우려, 수자원공사의 환경영향평가 문제점 등에 초점을 맞추는 변화가 생겼다. 얼마전 끝난 '20년만에 다시 찾은 섬 섬 섬'은 좋은 기사지만 다리가 생기며 지역사회와 경제가 변하는 모습을 추적한 초기의 시도가 회를 거듭하면서 좀 진부해진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는 김진춘 현 교육감의 지지율이 9.4%로 선두라고 했다. 다른 후보들보다는 높은 것이 맞지만 과연 9%대 지지율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의문이다. 관심이 극도로 낮은 교육감 선거에 대한 캠페인성 기사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장정희 위원은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이 무응답이었다. 하지만 왜 무응답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뒤따르지 않았다. 또한 이번부터 교육감 선거 자체가 바뀌었다. 독자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교육감 선거 전반에 대한 체계적이고 꾸준한 보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는데 경인일보는 이에 대한 보도가 거의 없었다. 여성 인권 문제와 여성의 비정규직화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데 언론조차 관심을 갖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종아 위원은 "경기도 강변살자 프로젝트를 비롯해 많은 정책들이 경제살리기를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강변에 주거단지 등을 만들면 당연히 환경은 오염 된다. 때문에 경인일보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국방뉴딜정책은 국방 규제의 전근대성을 지적하는 상당히 일리있는 기사이고, 효과적인 현장취재였다. 다만 규제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언제나 경제살리기다. 경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환경이다. 환경적인 시각을 가미한다면 보다 현대적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간 기획기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윤희 위원은 "경기도 강변살자는 22조원이나 드는 사업인데 정부의 4대강 살리기에 발맞춰 졸속으로 계획됐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을 포함해 발전적인 미래에 대한 고민없이 급하게 나왔다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의 지역건설 기획은 현상에 대해서 비교적 잘 접근했다고 평하고 싶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의 자금 유동성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중소기업에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소기업들이 돈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같은 배경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분석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손동혁 위원은 "월미은하레일의 안정성 문제를 제기했고, 기획기사로까지 보도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기사였다. 레일이 운영됐다면 반드시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보도 뒤 시공법 자체를 뜯어고치고 있다. 일련의 과정 속에는 세계도시축전을 앞두고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는 인천시정의 조급함이 숨어 있다. 졸속이고 마구 밀어붙이는 식으로 추진을 하는 상황에서 불거진 일이다. 따라서 도시축전을 위해 인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 국가적으로 미디어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고, 지역의 미디어 영역도 요동치고 있다. 지역 언론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이고, 분석보도를 통해 독자의 의견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쯤됐으면 진단이 필요하지만 경인일보는 아직까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