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둘러싼 표절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아내의 유혹'이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고 주장해온 작가 정혜경(48.여)씨는 2일 대구우리신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BS 측에서 무책임하게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은 채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며 "(SBS와 김순옥 작가가) 표절 사실을 인정할 때까지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작가는 "드라마에서 아이를 빼앗긴 뒤 아이 아버지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민현주와 장애 여성인 하늘이라는 캐릭터는 내 소설 '야누스의 도시' 속 남재희, 성림이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정 작가는 또 "야누스의 도시 속 인물은 내 딸 등 주변 인물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세부적인 묘사와 캐릭터가 우연히 일치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야누스의 도시'는 정 작가가 2001년 석사학위 논문으로 집필한 '신의 선물'을 장편으로 개작해 2007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대구우리신문에 연재한 소설이다.

   그는 아내의 유혹을 70회까지 모니터해 소설과 일치하는 대사와 장면 등 60여 가지의 목록을 작성했고, 그 이후 방송분에 대해서도 모니터를 하고 있지만 목록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책 출판을 앞두고 주목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견에 대해 정 작가는 "가만히 있으면 내가 먼저 원고를 썼는데도 내 책이 드라마를 흉내낸 것처럼 평가받을 것이다"라며 "책을 광고하려는게 아니고 문제가 있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내의 유혹' 제작진은 "정 씨 때문에 소중한 명예가 훼손당했고, 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이상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시청자 여러분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꼭 진실을 밝히겠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또 제작진은 "'아내의 유혹'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현모양처가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 남편과 시댁 식구에게 복수하는 이야기'가 중심 플롯으로 정 씨의 주장처럼 장애여성의 시각에서 드라마를 이끌어가지 않는다"면서 "표절이라는 표현을 하려면 사건의 유사성이나 등장인물, 플롯, 언어구사 등에서 동일성 내지 유사성이 있어야하는데 정 씨의 소설과 '아내의 유혹'은 완전히 다른 모티브와 플롯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