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 장애여성들은 성폭력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이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실정이다.
지적장애 2급인 A(22·여)씨는 최근 자신이 다니던 장애인 보호작업장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다. 이 곳에서 자신을 가르치던 사회복지사 B(29)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다른 여자 사회복지사에게 고백했고 부모님과 함께 인근 산부인과에서 강간의심 진단서를 받아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다행히 다른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자신을 성폭행한 범인을 붙잡을 수 있었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역시 지적장애 2급의 C(25·여)씨를 성폭행한 아파트 경비원 D(7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D씨는 지난달 8일 연수구 선학동의 한 아파트 지하실로 C씨를 끌고 들어가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D씨는 관련 혐의를 부인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상당수 지적장애 여성들은 성폭력 피해를 당하고도 판단능력이 떨어져 주위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제때 신고는 물론 진술을 못해 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장애인권익문제연구소 부설 장애인 성·가정폭력 상담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피해 관련 상담건수는 10여건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상당수 성폭력 피해자들이 제때 신고를 하지 않아 실제 피해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인천지역에 성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장애인들이 정신적, 육체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한곳도 없어 이들 피해자들은 또다른 성폭력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광세 장애인권익문제 연구소 사무국장은 "여성장애인들은 가정폭력은 물론, 성폭력에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이들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