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에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인천 중구의 차이나 타운도 그 중 하나이다. 중구청사 인근에 중국의 옛 시전을 연상케 하는 중국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래서인지 중국 냄새 또한 물씬 풍긴다. 입맛을 돋우는 자장면도 있고 탕수육도 있다. 따라서 차이나 타운을 가면 언젠가 와 본 듯한 느낌이 들기에 충분하며 주말거리는 항상 만원이다. 그런 향취에 빠져 보고픈 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인천에는 배다리라는 또 다른 명소가 있다. 차이나 타운과는 완연히 다르게 우리 고유의 옛 멋이 살아 숨쉬는 곳이어서 그렇다. 러·일전쟁 이후 개항장에 일본군이 주둔하면서 쫓겨 내몰린 조선인들이 모여 마을을 형성했다는 배다리는 한마디로 달동네이다. 지금도 배다리에는 1960~70년대 고된 삶 속에서도 학구열을 불태우며 헌책을 사고팔던 40여개 헌책방과 100년된 학교, 교회가 오밀조밀 모여있는 그런 곳이다. 옛 추억이 아련한 정다운 거리이자 인천 서민들의 애환이 스며있는 역사의 산 현장인 셈이다.
이런 배다리가 도로개설 문제로 시끄럽다. 조만간 사라질 위기라고 한다. 도시개발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없애기에는 어딘지 서운하고 아쉬움이 크다. 꼭 그래야만 하는 건지. 배다리의 역사·문화의 공간이 보존되길 바란다.
/송인호 인천편집제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