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우 (국회의원 (한나라 포천·연천))
지난 3월, 생명이 새로 태어나는 봄을 맞이하여 국방부, 육군본부, 경기도 관계자와 경인일보, OBS와 함께 조사팀을 꾸려 연천군과 포천시의 군사시설 및 군 유휴지 현장조사를 2박3일간 다녀왔다.

이번 현지조사는 올해 초 의정보고회를 통하여 무수히 들었던 군사규제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직접 확인해 보겠다는 주민들과의 '약속'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지난 2월16일 국회에서 있었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제안했던 '국방뉴딜정책'을 말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실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시작한 것이다.

제가 생각한 '국방뉴딜정책'의 핵심은 '경제를 살리는 안보'라는 것입니다. 바로 안보가 경제를 살리는데 기여하고, 경제가 발전하여 군이 더 강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현지 조사에서는 첫째, 국방규제로 인한 국민의 재산권 및 행복추구권 제한현황을 파악하여 바람직한 국방규제개혁 방향을 모색하고, 둘째,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군사시설과 군 유휴지 현황을 파악하여 국토의 합리적인 이용 방안을 모색해봤다. 셋째는 민·군 협력을 통한 안보와 경제의 상생방안을 모색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3월 18일, 조사팀 30여명과 함께 연천군 민통선 지역의 군 초소를 방문했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50여년이 넘었지만 군사시설로 인한 피해와 군 규제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었다.

연천군 청산면의 한 마을 이장님은 집에 걸어 놓으시는 달력 뒷면 여백에 손수 피해사항을 작성해 오셨다. 지난 수십년간 전차 이동과 예비군 훈련장 사격 소음, 전차 이동시 떨어지는 분진으로 너무 힘들다고 하시며 다른 무엇보다 부대 울타리 주변의 돼지풀이라도 제발 제거를 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하시는 모습에 우리 모두는 숙연해졌다.

연천군 군남면 왕림리의 군 소총사격장을 찾았을 때는 때마침 모 부대의 소총사격 훈련이 있었다. 노인정에서 바라보며 얘기하던 조사팀은 병사들이 쏘아대는 총소리로 인하여 바로 옆 사람의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사격장이 마을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어서 주민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밤낮 없는 총소리에 가축이 유산하고 주민들이 잠을 설치는 등 지난 수십년간 소음 피해를 받으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된 보상하나 받지 못하고 지내오셨다.

이것이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안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말 한마디 못하시고 견디신 주민들의 인내심은 이제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으면서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비행장, 10여년간 흉물스럽게 방치되어있는 폐막사, 군부대 사이사이에 있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사유지, 초등학교 앞과 좁은 마을 안으로 흙먼지를 날리며 위험하게 지나다니는 전차들, 군사 시설로 인한 피해와 방치된 유휴지 그리고 각종 규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었다.

제가 생각하는 안보는 민이 군에 무한 신뢰를 보낼 때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군사시설로 인한 피해와 불필요한 규제를 최대한 완화해 수십년간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군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2롯데월드 사례에서 보았듯이 군이 적극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준다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군 관련 민원의 상당수가 해결될 뿐 아니라 지자체가 지역 발전을 이루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이상 국방규제로 인한 국민의 재산권 및 행복추구권이 제한 받아서는 안된다.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군사시설과 군 유휴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민과 군이 협력하여 안보와 경제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