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평을 국회의원재선거와 시흥시장 보궐선거 승패가 정치권의 향후 입지구축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취임 1주년을 갓 지난 시점에 실시되는 이번 재보선은 정치적 중립지대인 수도권 민심을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되는데다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는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등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재보선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판세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그야말로 혼전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거현장에는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등 폭풍전야의 긴장감과 고요함에 빠졌다.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전국 5개 선거 가운데 열기가 가장 뜨겁다. 수도권인 이곳 선거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민심의 추이를 읽어낼 수 있어 승패에 따라 각 당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이곳의 선거결과가 수도권 민심 분위기를 살필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끝까지 긴장감이 늦춰지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와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서로 오차범위 안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각 당 지도부는 매일 이 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단 한표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휴일인 26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냉담하던 지역 표심도 여야의 거물급 인사들이 매일 들락거리자 지지층 결집에 나서, 조금씩 주민들의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우위를 판가름하기는 힘들 정도로 팽팽하다.

한나라당이 이기면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설 자리를 잃은 민주당은 내홍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현 정부에 대한 냉혹한 평가와 한나라당지도부에 대한 당내 문책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의 운명이 걸린 부평 선거결과가 주목된다.

■시흥시장 보궐선거=시장 선거이지만 정치적 의미는 국회의원 선거에 못지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 이곳 역시 정치권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수도권지역이기 때문이다. 시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각 당에 전략적으로도 적지않은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특히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가 김문수 경기지사의 측근이고, 민주당 김윤식 후보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적극 지원하고 있어 전·현직 경기지사간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이곳 역시 누구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이 승리한다면 수도권 취약지역에서 근거지를 마련하는가 하면 김 지사의 정치적 발판이 될 것이라는 의미가 있고, 민주당이 승리할 땐 지난 총선 당시 수도권 패배의 충격을 털어내는 동시에 손 전 지사가 '정동영 없는' 민주당에서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가 국회의원 재선거 지원 때문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시간을 쪼개가면서 시흥을 방문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