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등 관계당국은 비상대응반을 구성하고, 양돈농가에 대한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멕시코를 중심으로 북중미에서 번지고 있는 돼지인플루엔자(SI) 감염 추정 환자가 경기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임신 5개월째인 이정민(30·여·남구 주안동)씨는 이날 국내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이씨는 "남의 나라 문제인 줄만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니 더욱 걱정이 커진다"며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돼지고기 먹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먹게 되더라도 국산만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구 갈산동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이모(45·여)씨는 "가뜩이나 불황으로 장사가 잘 안되는데, 이번 일 때문에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서둘러 대책이 마련돼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문제가 커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유통가 "소비위축 육류 파동…" 우려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유통업계에서도 이번 돼지인플루엔자 사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태가 조류인플루엔자(AI), 광우병 사태처럼 파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가 닭고기, 쇠고기 등 육류 전체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장영태 (사)축산기업서구지부장은 "국산 쇠고기 파동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가 겹쳐 축산물시장의 침체기는 향후 2~3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돼지고기 물량이 크게 줄어 5월 중순에는 더욱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구 축산물도매시장에서 I상회를 운영중인 김모(55)씨는 "오늘은 오전 9시도 안돼서 문을 열었지만 오후 3시까지 돼지고기를 찾는 손님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 인천시 "비상대응·예찰 강화…" 신속
인천시는 비상대응반을 운영키로 했다. 시는 또 관내 냉동창고에 보관 중인 수입 돼지고기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와 양돈농가에 대한 모니터링 및 예찰활동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는 이 밖에 인천의료원 등 32개 의료기관, 400개 격리병상을 확보하고, 돼지인플루엔자 환자나 의심환자 발생시 즉시 현장에 대응반을 투입, 개인보호구와 항바이러스제제를 지급하고 신속하게 격리 조치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위험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분들은 바로 보건소에 신고해 달라"며 "손씻기 등 개인위생관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멕시코 출장을 다녀온 뒤 돼지 인플루엔자 유사 증세를 보였던 인천 거주 남성은 돼지인플루엔자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1차 검사결과 판명됐지만, 시는 질병관리본부에 2차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