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민의 염원 속에 탄생한 인하대학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개강 두 달이 됐다.

로스쿨은 지난해 대학 선정 당시만 해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국민적 이목을 끌었다. 인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하대가 탈락할 경우 인천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는다고 시민들은 생각했다.

그 로스쿨 강의실 모습은 어떨까. 지난 달 29일 오전 9시 40분, 인하대 로스쿨 203호 강의실. 16명의 학생이 형사법 전공자인 원혜욱 교수와 함께 '정당방위'와 '자구행위'의 차이점을 이해하느라 씨름하고 있었다. 원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선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일반 대학원의 강의방식과는 차이가 컸다.

인하대 로스쿨 학생은 50명이다. 이들은 서로 차이가 많다. 우선 나이가 그렇고, 입학 전에 하던 일도 판이하게 다르다. 그러나 로스쿨 학생으로서의 만족도는 똑같이 높았다.

사회에서의 '전공'을 살려 물류변호사가 꿈이라는 신정현(41) 씨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과는 공부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면서 "판례 위주로 공부하다보니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고 만족스럽다"고 했다.

5년이나 교육 관련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왔다는 한 학생(35)은 "소수자를 위한 변호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고, 또다른 학생은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가 되겠다고 했다.

이런 다양한 지향점을 가진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학교와 교수진의 고민도 깊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또한 로스쿨이 또다른 '고시촌'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불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인하대 로스쿨은 '물류' '지적재산권' '해양' 등의 분야를 특성화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침 이날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측은 일본 니가타대학에서 기증한 124권의 법학 관련 도서를 분류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도 인하대 로스쿨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권성 인하대 로스쿨 원장은 "인천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커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졸업생들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에도 인천에 남아 터를 잡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제자 변호사들의 인천에서의 활약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