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위기를 맞아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과 기업, 기업과 지역 상권이 서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현대제철이 인근의 현대시장으로부터 연간 3억원 규모의 식재료를 납품받기로 협약을 맺어 현대시장이 현대제철에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인천지역의 상생모델은 크게 대기업 및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 상권간의 협약, 소상공인들의 제휴 마케팅, 사회적 고통분담 운동 등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각각의 모델들은 작게는 지역내 타 지자체로, 크게는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들의 포옹

지난 3월 인천에서는 대기업이 인근 재래시장과 식재료 납품 협약을 체결, 침체돼 가는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모델을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인천 동구에 자리한 현대제철이 인근의 현대시장으로부터 연간 3억원 규모의 식재료를 납품받기로 협약을 맺은 일이었다.

현대제철은 다음달 창립기념일에 지역경제와 지역환경 살리기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은 '동구사랑 선포식'을 갖고, 지역과 상생의 길을 추가로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현대제철과 현대시장의 상생모델을 확대시키기 위해 시와 상인연합회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상인연합회는 올해 역점사업 중 하나로 시장과 지역 기업간의 협약 모델을 추가 발굴한다는 계획이고, 인천시는 각 구에 식재료를 다량 소비하는 기관(업체)과 시장간 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지원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 연말에는 롯데마트 부평역점와 부평중앙지하상가가 공동주차장 이용을 내용으로한 협약을 체결,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유통업체의 상생 모델로 떠올랐다.

지난 3월 두 번째 모델이 탄생하면서 인천지하도상가연합회는 인천지역 전체 15개 지하상가로 협약을 확대하기 위해 지하상가 인근의 대형 유통업체 현황 파악에 나섰다.

■소상공인들의 어깨동무

부평역사쇼핑몰은 지난해 12월 쇼핑몰내 입주업체 10개사로 '공동마케팅 협의회'를 구성하고, 광고비용 절감 및 이벤트 효과를 높이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A전자 제품 판매업체의 광고지에 다른 입점업체의 홍보 내용을 담아 공동전단지를 제작, 월간 1만부씩 배포하는 형식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공동전단지 제작으로 고객몰이 효과가 나타나자 A사가 최근 전국 전 점포에 인근 업체와의 공동 전단지를 제작하라는 권고사항을 내렸다"고 전했다.

인천지하도상가연합회는 지역 업체 및 기관들과 제휴 마케팅을 벌이며, 상인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 협약을 맺은 곳만 병원·호텔·렌터카 업체 등 5곳에 이른다. 연합회는 올해 제휴업체를 각 구별로 세분화시켜 지역 밀착형 제휴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사)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인천시지부는 올해 직능·직종별 단체와 사업 연관성을 갖고 있는 기업을 연계시키는 '1직종 1기업 매칭사업'을 추진한다.

인천시지부 관계자는 "지역 기업 및 업체들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소비하면서 함께 상생하자는 뜻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가격할인은 기본 정보교류, 일자리 지원 등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고통을 나누다

최근 상생모델로 가장 부각을 받고 있는 것은 일자리 나누기다.

대졸 초임 급여를 낮추거나 기본 임직원들의 임금 동결, 급여 삭감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잡셰어링이 인천지역에서는 인천항만공사와 인천공항공사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1사1촌, 1사1동 운동도 활발하다.

농협 인천본부에 따르면 2008년 말일 기준으로 1사1촌 자매결연은 164건, 760여회의 교류를 통해 13억6천여억원의 교류 금액 실적을 냈다. 교류를 맺은 인천기업들은 구내 식당용 쌀과 부식을 자매마을에서 구입하고 있으며, 농번기에는 농촌일손돕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인천 서구청이 구 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1사1동 운동은 지난달 첫 모델이 탄생했다. 한국서부발전(주) 서인천발전본부와 서구 검암경서동이 1사 1동 자매결연 협약식을 체결한 것. 향후 동화기업과 포스코파워 등이 1사1동 운동에 동참할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은 해당 동의 지역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문화예술·복지사업 등을 지원한다.

인천전문대학 이윤 교수는 "잡셰어링이 근로자의 생산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제기되지만 불황기에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이 시급한 만큼 잡셰어링은 필요하다"며 "사회적 화합이 중요한 현재의 시점에서는 희망을 선물하는 사회적 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