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33세 동갑내기 스타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고자 안간힘을 쓰던 이승엽은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오른쪽 손등을 맞아 엎친 데 덮친 상황을 맞았다.

   반면 센트럴리그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벌인 '수호신' 임창용은 팀 성적이 올라가면서 덩달아 활약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마저 불참한 이승엽은 한 달 이상 악전고투 중이다.

   시범경기에서 홈런 8개를 터뜨리고 17타점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정규 시즌에서는 5번 타자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급기야 상대 투수에 따라 오른손 타자 에두가르도 알폰소과 번갈아 기용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5일까지 홈런을 4방 터뜨렸지만 좀처럼 꾸준한 페이스를 찾지 못했고 5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에서는 왼손 투수 레스 왈론드의 몸쪽 공에 손등을 맞아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뼈는 손상되지 않아 조만간 경기에 투입될 전망이나 가뜩이나 타격 감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몸 맞는 볼로 몸쪽 공에 대한 부담도 더욱 늘었다. 타율 0.188에 불과한 자신을 2군에 보낼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안팎으로 이승엽이 느낄 스트레스는 심각하다.

   그에 반해 임창용은 일본 진출 2년차 더욱 위력적인 투구로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발돋움했다.

   5일까지 12경기에서 8세이브를 올려 리그 구원 순위 2위를 달린 임창용은 12⅓이닝 동안 단 한 점도 주지 않는 철벽투로 야쿠르트의 상승세를 책임졌다.

   최고 시속 150㎞대를 찍는 뱀직구의 위력은 여전하고 슬라이더와 싱커,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1-2개를 더 장착해 지난해보다 여유를 지니고 타자와 대결한다.

   특히 주니치와 히로시마 등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툴 경쟁팀을 상대로 각각 세이브 3개씩을 올려 팀 공헌도도 높다.

   지난해 리그 5위에 그친 야쿠르트는 창단 40주년을 맞은 올해,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선두 요미우리에 2경기 뒤진 2위를 달리며 수직상승했다.

   팀이 이기는 횟수가 많아지면 임창용이 마운드에 오를 기회도 많아진다. 지난해 팀이 올린 66승 중 절반인 33세이브(1승5패)를 책임졌던 임창용은 지금 페이스라면 40세이브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