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부 지역이 물 부족으로 모내기 철을 맞고도 모내기를 못한 채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수를 공급할 한국농어촌공사가 용수관에 누수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다.
12일 오후 1시께 평택시 청북면 고렴리의 한 농지. 농부 A씨는 모내기를 위해 필요한 양의 물이 미처 채워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없다며 모내기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A씨는 "그 동안 물이 없어 모내기를 언제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며 "그나마 이 정도라도 물이 있어 모내기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불과 보름전만해도 논 농사는 꿈도 꿀 수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고온으로 가뭄 현상이 지속되면서 모내기가 한창이어야 할 농촌 지역에서 일부 농민들은 때아닌 '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용수로관의 누수로 용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보름여간 물 공급을 받지 못해 자비를 들여 펌프를 임대해 용수 공급을 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통상적인 모내기 시기가 4월 초·중순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의 모내기는 보름가량 늦은 것으로 향후 쌀 수확량에도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청북면 고렴리와 화성시 오당리 일대 1천230㏊(370만여평) 700여 세대에 용수를 공급해야 할 고렴 용수관에도 누수가 발생해 보름간 용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농민들의 한숨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관리를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가 용수관 누수 사실을 확인하고도 보름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측은 지난달 17일 평택시 청북면 고렴리와 화성시 오당리의 용수로관 공사 준공 직후 누수를 확인했지만 당장 물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며 공사를 미뤄오고 있다. 하지만 누수를 해결할 수 있는 공사는 단 하루면 끝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용수 공급이 우선되기 때문에 공급이 마무리되면 용수 공급을 차단하고 누수 부분에 대해 하자처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용수 공급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 상황에서 물 공급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조치를 미루고 있다"고 해명했다.
봄가뭄속 농민들 '물전쟁'
이상고온탓 화성·평택일부 모내기 보름째 지연…
입력 2009-05-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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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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