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 성긴 조림지에서 나무심기를 마친 인천환경원탁회의 회원과 봉사단, 현지 주민 등이 12일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몽골 바얀누르/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인천은 전국에서도 황사 횟수가 많은 도시다.

인천기상대와 환경부가 지난 2000년부터 7년동안 조사한 '주요 도시 황사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인천의 황사발생 일수는 101일로 서울 77일, 부산 63일, 광주 89일 등 주요 대도시에 비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이유로 지역에서 황사 발원지인 중국과 몽골 고비사막 등에 나무를 심자는 운동이 활발하다. 인천환경원탁회의가 주도하고 있는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림사업'도 이런 목적에서 시작됐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몽골 현지를 방문해 황사에 영향을 주는 사막화의 원인과 보다 효율적인 조림사업 방안 등을 취재했다.

■몽골 사막화의 주범은 염소?

"뿌리까지 뽑아먹는 염소떼 때문에 남아나는 것이 없습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시 공무원의 푸념섞인 하소연이다. 몽골 사막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 변화지만 가장 직접적인 것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염소떼다.

염소의 연한 털로 만든 캐시미어 제품이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옷 재료로 인기를 얻으면서 염소를 기르는 유목민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체 4천여만마리로 추산되는 몽골지역의 방목 동물중 염소의 비율이 과거 20%에서 40%로 늘었다고 한다. 특히 염소의 경우 식물의 뿌리까지 먹어치워 그렇지 않아도 확대되고 있는 초원 지대의 사막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게 현지 학자와 관료들의 얘기다.

무스타파 알라히 몽골 과학기술대 교수는 "기후변화가 몽골 사막화의 거시적인 이유겠지만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방목 동물의 증가와 그중에서도 염소를 기르는 유목민들이 많이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나무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물

인천대 국제도시물정보과학연구원(ICUH)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몽골의 최고 강수량은 70~80㎜였지만 오는 2029년까지 최고 강수량은 40~50㎜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몽골지역의 사막화가 더 빠르고 확대돼 나타날 것이란 것이 이 연구소의 예측이다.

사막화의 확대는 황사 발생으로 이어진다. 지금보다 더 강해지고 많은 황사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몽골 정부도 지하수 개발 등 여러 방안을 찾고 있지만 기술력과 장비 등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지하수와 관계수로 등을 정비해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기반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부분에 한국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노상채 주몽골 대한민국대사관 영사는 "몽골 지역의 사막화를 막기위해선 우선 과제가 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개발하면 지하수 자체가 오염될 수 있어 국내 전문가들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몽골 정부의 긴밀한 유대관계가 조림사업의 성패 좌우

인천환경원탁회의와 인천대학교내 국제 학술기구인 국제도시물정보과학연구원은 지난 12일과 14일 각각 몽골 현지에서 관계 기관(울란바토르시·몽골과학기술대학교)과 협약을 맺고 황사 방지를 위한 몽골내 조림사업과 물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체계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가 몽골 현지 기관과 협약을 맺은 이유는 조림지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무를 심는 것은 한국측에서 하지만 향후 관리는 몽골 현지에서 이뤄져야 나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생각이다.

최계운 인천대 교수는 "앞으로 몽골 현지 토양과 지하수 모니터링 등은 몽골 과학기술대 전문가들이 협조해 주고 조림지 관리 등은 울란바토르 시에서 담당할 것"이라며 "양국간 체계적인 협조만이 황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