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찾은 몽골 바얀누르 지역. 끝없는 모래사막이 펼쳐져 있다. 네모안 사진은 바얀누르 조림지에서 인천환경원탁회의 소속 회원과 봉사단, 현지 주민 등이 나무를 심는 모습. 몽골 바얀누르/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가도가도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나무 한 그루 없이 벌겋게 속살을 내보인 야산, 그리고 거센바람을 타고 무섭게 달려오는 흙먼지…. 몽골에서 맞닥트린 첫 풍경이었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시에서 서쪽으로 20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바얀누르 지역은 오래전부터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말 그대로 황량했다.


바얀누르는 1920년대까지만해도 호수가 있어 농사를 짓는 등 풍요로운 도시였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호수는 물 대신 모래로 뒤덮였고 아름다웠던 산들은 나무 한 그루 찾아볼수 없는 민둥산으로 변해 있었다. 호수에 물이 마르면서 이곳에 삶의 터전을 두고 살던 사람들은 하나, 둘 고향을 떠났고 지금은 소와 양떼들만이 듬성듬성난 풀을 찾아 떠돌아 다니며 바얀누르의 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이 봄, 가을을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를 비롯 동아시아 전역을 모래로 삼켜 버리는 황사 발원지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막아보겠다며 몇년전부터 인천을 비롯해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이곳에 나무를 심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인천환경원탁회의도 지난해부터 이곳에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림사업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이 단체 회원과 봉사자 등 70여명이 3박4일 일정으로 몽골을 찾아 나무를 심었다. 이들은 바얀누르와 한울구 성긴 등 2개 지역 12㏊의 사막지대에 2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지난해 심었던 2만그루의 나무에 대해서도 성장 상태 등을 조사했다.

낮 온도가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이곳을 찾은 인천시민들과 현지 주민 등 150여명은 한그루 한그루 정성껏 나무를 심고 물을 주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지하수가 풍부한 바얀누르 조림지는 그나마 나무가 잘 자라는 곳 중 한 곳이다. 이날 심은 수종은 느릅나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몽골 현지에 가장 적합한 나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몽골에서는 조림식재로 대부분 느릅나무를 심고 있다.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조림사업을 펼치고 있는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은 "일단 방풍림 형식으로 나무를 심고 방풍림 안에 몽골 주민들이 경제적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차차르강 같은 과실수 등을 심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봄철 황사발생 횟수는 매년 늘고 있다. 1980년대 평균 2.8일에 불과하던 황사발생은 1990년대 4.3일, 2000년 이후에는 8.3일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 참조

이때문에 행사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무를 심는 것에 그치지 말고 몽골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계운 인천대 교수는 "나무를 심는 것보다 향후 나무를 살리고 나무에 물을 댈 수 있는 지하수 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지 몽골 정부와 협의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