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투병 중인 탤런트 여운계(69)의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예계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19일 여운계의 40년 지기인 탤런트 전원주에 따르면 현재 인천 성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여운계는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전원주는 "열흘 전까지만 해도 내 얼굴을 보고 웃기도 했지만 사흘 전에 병문안을 갔을 때는 날 알아보지 못했다. 사람을 못 알아보는 상태"라면서 "병원에서도 가족들에게 마음의 정리를 하라고 알린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얼굴도 까맣게 변하고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서 "호흡기를 떼면 힘들어질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앞서 여운계는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KBS 2TV '장화홍련'의 첫 방송을 이틀 앞둔 지난달 23일 급성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당시에는 가족이 그의 상태에 대해 "곧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입원 기간이 늘어나면서 그가 폐렴에 앞서 폐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병세 역시 차도가 없다는 사실이 최근에 알려졌다.

   여운계의 위중한 상태가 알려지면서 동료 배우들이 잇따라 병문안을 가고 있다. 하지만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에는 면회가 되지 않아 모두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18일에도 '장화홍련'에서 여운계와 한 달 여 호흡을 맞춘 윤해영, 장현성 등이 병원을 찾았지만 여운계를 만나지는 못했다.

   윤해영의 소속사 아이디미디어 관계자는 "동료 배우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병원을 찾고 있지만 면회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부디 이겨내시고 다시 함께 연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1962년 KBS 공채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여운계는 47년간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다. 깐깐하고 도도한 캐릭터에서부터 푸근하고 순박한 캐릭터까지 두루 소화하며 브라운관을 누빈 그는 '마파도'로 스크린에서도 사랑받았다.

   20대 데뷔 시절부터 노역을 맡아온 것이 특징인 그는 최근작인 '며느리 전성시대', '대장금', '내 이름은 김삼순', '사랑이 뭐길래' 등의 작품에서도 다양한 어머니, 할머니의 모습으로 사랑받았다. 특히 '대장금'의 수라간 큰 상궁 역할은 젊은 세대로부터도 큰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2007년 신장암에 걸리면서 그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이 때문에 그는 출연 중이던 SBS TV '왕과 나'에서 하차하고, KBS 2TV '며느리 전성시대'는 석 달간 치료 후에 복귀했다.

   당시 그는 복귀하면서 "몸이 많이 좋아졌다. 염려해 준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지만, 완치된 줄 알았던 신장암이 폐로 전이되면서 다시 폐암 투병을 시작해야했다.
그는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폐암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장화홍련'의 촬영을 시작했지만, 지난달 급성 폐렴이 겹치면서 결국 상태가 악화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여운계 씨는 작품 욕심이 누구보다 많았다. 작품을 안 하면 잊혀진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면서 "경제적으로도 여유롭고 몸도 좋지 않았지만 끝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