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기 (道보건환경연구원 공학박사)
지금 세계 각국은 아토피성 질환이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대표적 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 및 알레르기성 비염은 세계적으로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몇몇 국가에서는 어린이의 25% 이상이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64년에 3.4%에 불과하던 것이 90년대 중반에는 2배 이상 증가하였고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05년 초등학생 아토피성 피부염 유병률이 29.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이다. 증상이 피부 건조증, 습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발병 원인을 어느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 면역학적 반응 및 피부보호막이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산업화로 인한 환경공해와 식품첨가물, 서구식 주거형태, 진드기 등이 증가하는데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아토피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환경오염물질은 미세먼지, 오존 등이 있는데 조사에 의하면 미세먼지(PM10)는 100㎍/㎥ 증가하면 호흡기 환자가 1.4배 증가하고 오존(O3)은 100ppb 증가하면 천식환자가 1.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자수는 연간 1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비용은 연간 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으로 새집 증후군을 빼놓을 수 없다. 아파트에 사용되는 각종 건자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포름알데히드(HCHO) 등 각종 오염물질들이 아토피성 피부염, 두통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오염물질들은 신축한지 5년이 지나도 계속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실내공기 중 포름알데히드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4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도 실내공기와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으며, 초등학생 400여만명 중 천식을 앓는 10% 내외도 실내 공기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내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은 실외에 비해 폐에 전달될 확률이 1천배나 높기 때문에 실내 오염을 20%만 줄여도 급성 기관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최소한 4~8%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이다.

따라서 정부는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실내 공기질을 입주 전에 측정, 공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건축자재의 사용 제한, 오염물질 배출량에 따라 등급을 정해 인증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환경오염과 유해화학물질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태계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환경보건법을 2008년 3월 21일 제정하였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이 법률의 시행으로 환경관련 건강피해의 예방 및 관리가 철저히 관철되어 환경오염과 유해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