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 가는 재고 쌀=지역 농협 RPC는 지난해 14만1천818t을 매입해 이 가운데 3만9천904t만 팔았고 10만t 이상이 재고로 남아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44.8%나 늘어난 것이다. 쌀산업의 비중이 높은 전남(11만7천421t)에 이어 가장 많다. 지난해 21만8천t을 수매한 전남의 경우 월 평균 판매량이 2만4천t으로, 재고쌀을 소진하는데 4.9개월 정도 걸리는 반면, 경기지역은 월평균 판매량이 1만3천956t으로 재고 소진에 7.3개월이나 걸려 상황이 더 나쁘다.
이런 추세라면 9~10월 벼 수매전에 재고쌀을 전량 소비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경기미의 재고 증가는 타지역 쌀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품질=가격'=최근 RPC의 평균 출하가격도 경기지역은 3월 4만7천706원(20㎏기준)에 머물렀지만 4월들어 228원 회복하면서 4만7천934원으로 전국 평균 출하가격보다 6천원 이상 높다. RPC 매입가격도 전국 RPC 평균매입가격보다 7천459원 정도 비싸다.
대형마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원지역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경기미는 타지역 쌀에 비해 20~3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경기 이천부발농협에서 출하된 임금님표 이천쌀(20㎏ 기준)의 경우 지난8일 기준 각 대형마트에서 6만2천800원에 팔린다.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철원오대쌀(5만9천800원)보다도 3천원이 비싼 수준이다. 이는 또 이마트 자체 상품인 이맛쌀(3만9천900원)과 롯데마트의 햇살한공기(3만8천800원)보다는 무려 2만2천900원, 2만4천원이나 비싼 가격이다. 홈플러스에서 판매되고 있는 안성마춤쌀은 5만9천500원으로 김제농협의 좋은쌀(4만9천800원)보다도 1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인지도≠소비'=지난해 9월 경인일보가 케이엠조사연구소(주)와 공동으로 경기도에 거주하는 20~60대 이상 1천515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대표쌀에 대한 인지도 조사 결과, '이천쌀'(54.2%)과 '여주쌀'(20.7%)을 대표쌀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실제 이 쌀을 주식으로 소비하는 도민은 16.0%와 8.2%에 불과했고, 김포쌀(5.9%)과 안성쌀(4.8%), 평택쌀(4.5%), 용인민속쌀(1.3%), 용인청둥오리쌀(0.2%) 등은 10% 미만에도 못미쳤다. 반면 49.7%에 이르는 도민이 경기미가 아닌 타지역 쌀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 대형 유통업체인 홈플러스 영통점에서도 20여가지 전국 브랜드 쌀 가운데 이천·여주·안성 등 경기미가 40%이상 진열돼 있지만, 실구매자들이 타지역 쌀 구매를 선호하면서 지난해보다 20%나 소비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