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전문업체 A사가 위탁 관리하고 있는 수원의 한 대기업의 직원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금방 길게 줄을 늘어선다. 이 회사 식당은 하루 평균 500여명의 직원들이 이용하고 월 평균 2천400㎏의 쌀을 소비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위탁업체가 사용하는 쌀은 20㎏에 4만원 정도 하는 충청미다. 본사에서 대량 구매해 각 영업점포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평균 50여명의 직원이 이용하는 한 공기업의 구내식당 역시 외식업체인 B사가 운영한다. 이 회사는 경기미의 절반값도 안되는 2만원 정도에 전남지역 쌀을 공급받아 한달 평균 200㎏ 정도를 소비한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경기미를 먹고 싶어도 다른 지역 쌀보다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도 못낸다"며 "경기미를 쓰려면 식대를 2배 정도는 올려야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내 대기업 및 공공기관 등 대형소비처 대부분이 경기미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타지역 쌀을 소비하고 있다.

26일 농협중앙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단체 급식을 주도하는 7개 대형단체급식업체의 연간 식재구입비는 1조7천283억원으로, 이 가운데 쌀 구입비로만 2천593억원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쌀 조달물량의 58% 정도를 산지 직거래 형태로 농협 RPC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를 민간에서 운영하는 RPC나 도정공장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구입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외식업체는 RPC 평균 출하가격이 4만8천원에 가까운 경기미보다는 충북(4만1천189원)이나 충남(3만8천831원), 전북(3만8천475원), 전남(3만9천30원) 등 훨씬 저렴한 타지역 쌀을 주로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도내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경우 일반적으로 외식전문업체에 위탁 관리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의 경우 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다보니 재배지역이나 브랜드, 품종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 않은 편"이라며 "대형외식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적인 판매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