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자녀, 즉 가정은 행복의 원초적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자 애덤스는 결혼을 위한 배우자 선택과정을 4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제1단계는 이성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 즉 신체적 매력 혹은 매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과의 만남이다. 제2단계는 관심과 매력을 느낀 상대를 만난 뒤 자신을 알리고 어느 정도 관계가 성립돼 교제를 시작하게 되는 시기다. 제3단계는 두 사람 사이에 적합성과 공감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로, 적합성이란 두 사람이 어떤 일을 함께 할 때 서로 뜻이 잘 맞는다는 의미며 공감성은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제4단계는 '바른짝' 관계로 진입하는 단계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단계며,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혼자이던 때와는 달리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행복한 삶을 위해 거쳐야 하는 한 단계일 뿐, 그 이후 행복의 조건은 될 수 없다. 결혼 후 척도가 바뀔 수 있으며, 한 자녀 가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의 자족감 또한 크지 않은 듯하다. 미국 덴버대 심리학과 스코트 스탠리 교수팀이 부부 218쌍을 대상으로 8년 동안 조사한 '결혼생활 만족도와 아이의 상관관계'에서 90%는 첫 아이 출생 후 결혼생활 만족도가 급속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대가족 해체 후 가정구도가 한 세대화하고 있는 우리의 가족문화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과거 세대에 비해 집안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가정을 꾸리기 위한 주변 환경조건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나빠진 것이 현실이라면 대안이 나와야 하고, 이는 정부가 감당할 몫으로 보인다. 개인·개성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낮은 만족도는 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 할 수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집안의 도움을 대신할 공간은 중앙 또는 지방 정부가 갖춰야 하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어서 그렇다. 대부분의 부부가 아기라는 끈으로 인해 유대관계가 더 끈끈해지고 결혼생활이 더 오래 지속되는 반면, 수입을 늘려야 하는 현실과 이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사회 현실과의 충돌이 행복을 반감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많은 가정에서 고민하는 문제로, 이를 해결하는 데는 정부 몫이 크다는 것이다. 즉 가정에서의 행복한 삶과 국가 발전에 장해가 되는 요인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과 저출산이라면, 정부의 출산정책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출산정책의 성패에 미래가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보건통계 2009'를 통해 최근 발표한 한국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1.2명으로 193개국 가운데 여전히 최하위다. 몇 년을 고민하고 대책을 내놔도 최악의 상황은 바뀌지 않고 있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 성공한 선진 출산정책을 모델 삼아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출산장려 환경을 조성하는 등 출산정책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장수추세에서 저출산은 불우한 노후를 살아가는 노인이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행복 대신 불행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데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