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연평도 인근 해상을 지키는 해군 2함대 소속 참수리 336호 고속정. 조타장의 급박한 목소리가 배에 울려퍼지고 30여명의 장병들이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임무 위치로 달려간다. 이들이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는데 걸린 시간은 30여초 남짓. 20㎜벌컨포와 K-6 등으로 신속히 이동한 장병들은 매서운 눈빛으로 적진을 응시한다.
매일 반복되는 가상훈련이지만 최근들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긴장감이 한층 높아진 탓인지 고속정 장병들의 움직임은 실전을 방불케 했다. ┃관련기사 3면
이날 가상훈련이 공개된 고속정은 지난 두차례 연평해전 당시 북과 교전했던 것과 같은 참수리급 함정이다. 이 배에는 40㎜포와 20㎜벌컨포 2정, K-6 2정 등의 무기가 장착돼 있다.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장병들은 30초 이내에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 고속정은 5분 안에 목표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접적지역인 서해 최북단 해상에서 적과 가장 먼저 맞서는 함정인 셈이다.
그만큼 장병들의 마음가짐이나 훈련에 임하는 자세는 남다르다.
강동완 참수리 336호 정장은 "최근 언론에서 이 곳의 위기감이 연일 보도돼 가족과 애인의 걱정이 태산"이라며 "그러나 우리 장병들을 믿고, 연평해전 당시 당당하게 싸웠던 선배들이 있어 어떤 도발에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연평도 앞바다에는 이런 고속정이 임시로 정박할 수 있는 해군전진기지가 있고 ,이 전진기지를 중심으로 4척의 고속정이 매일 연평도 해상을 오가며 우리 어선과 중국과 북한 어선 등의 동향을 감시한다.
특히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도발성 성명 이후 NLL인근에서 조업중인 중국어선 숫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고속정을 비롯한 해군전진기지 소속 장병들은 연일 긴장속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고속정 편대를 이끄는 이성진 소령은 "우리 고속정과 비슷한 임무 성격을 갖고 있는 북한 선박은 낡은데다 장착 무기도 재래식이어서 기동성과 화력 면에서 우리 것이 월등하다"며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