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현 (인천구치소 주무관·국제봉사 단체 Work Camp 간사)
통계를 보면 2003년 이후로 헌혈자가 급감하여 혈액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다. 대학입학 때부터 10년 넘게 헌혈봉사를 해오고 있고 누구보다 헌혈의 의미와 가치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심히 안타까울 따름이다.

잠깐의 시간만 투자하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거나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데, 해가 갈수록 혈액을 필요로 하는 이들은 늘어나고 정작 헌혈자는 줄어들고 있으니 가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여 나는 헌혈자를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헌혈의 집 운영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오후 7시 전후에 퇴근을 하지만 헌혈의 집은 7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 헌혈을 하고 싶어도 문이 닫혀 있어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서 헌혈의 집 운영을 밤 8시나 9시까지 연장했으면 한다. 아울러 주5일제의 도입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헌혈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이에 따라서 주말에도 문을 여는 헌혈의 집을 늘려야 할 것이다. 경찰서나 병원, 교도소처럼 24시간 문은 열지는 못하더라도 운영시간은 사회의 흐름에 맞게 변형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예산확충과 인력증원의 문제가 따르겠지만 국회의원들을 잘 설득하고 국민들에게 효율적인 홍보를 한다면 결코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

둘째, 헌혈봉사자를 우대하는 풍토가 강화되어야 한다. 이는 헌혈자에 대한 물질적 보상을 늘리라는 말이 결코 아니다. 말없이 선행을 하는 헌혈자들을 인정해주고 그 노고를 치하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헌혈을 100회 이상 한 헌혈자들을 신문에 게재하여 타의 모범으로 삼게 한다든가(헌혈 30회 이상, 50회 이상은 헌혈유공자증을 주지만 100회 이상 한 이들은 아무런 인정을 못 받고 있음) 헌혈자들을 위한 '문화 행사'를 열어 초대하는 등 여러 방안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헌혈홍보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케이블 방송 및 디지털 방송의 도입으로 채널과 방송시간은 크게 늘어났지만 정작 헌혈봉사와 관련된 방송은 보기 어렵다. 매스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효율적인 홍보를 통하여 헌혈자들을 하루빨리 끌어 모아야 한다.

헌혈홍보와 관련하여 한 가지 덧붙인다면 현재 헌혈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연예인들을 홍보모델로 쓰고 있는데 그렇게 하지 말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헌혈을 하고 있는 사람 또는 전 가족이 헌혈에 힘쓰고 있는 사람을 홍보모델로 써서 예산도 절약하고 감동도 배가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OECD가입국이라고 대내외에 자랑하지만 정작 하루라도 혈액을 수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국민대비 헌혈자 최저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오늘부터 헌혈봉사에 동참해보자. 헌혈을 많이 하면 할수록 분명 대한민국은 더 밝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