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제3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김재영의 본격 무대가 선보였다. 성악과 만난 이번 무대는 아주 화려하고 아름다운 무대였다. 관현악 아리랑, 대수풀노래, 오페라아리아와 국악관현악, 춤을 위한 나나니, 국악관현악과 합창을 위한 새하늘 새땅, 경기환상곡 등 화려한 성찬이 무대에 마련됐다.

▲ 김태균 (음악평론가)
기실 이날 무대에 올려진 곡들은 각기 맛과 컬러가 다르다. 그런 다름은 곧 다양함으로 그리고 듣는 이들의 오감을 풍요롭게 했다. 그런 다름과 다양함처럼 경기도립국악단은 이날 새로운 풍경을 펼쳐보였다. 우선 동서양을 넘나들며 민요와 오페라, 합창의 영역을 풍요롭게 해석하고 연주한 국악단원에게 찬사를 보낼 일이다. 그리고 한 지휘자에 의해 변화의 폭이 얼마나 혁신적인가를 보여주는 무대였다는 점에서 이날 무대의 의미가 있다. 각기 곡들의 다름은 곧 연주력의 다양한 해상력을 요구한다. 관현악 '아리랑'의 치밀함에서 서서히 풀려가는 연주가 국악관현악과 합창을 위한 '새 하늘 새 땅'에 이르러 절정감 있는 파워를 연출했다. 그리고 '경기환상곡'의 판타지로 마무리했는데, 과연 저것이 국악관현악단의 연주인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오페라와 뮤지컬의 아리아 연주에 있어 국내 정상급의 바리톤과 소프라노와 더불어 손색없는 무대를 만들어갔는데, 어느 부분은 오히려 국악관현악의 해석이 더 좋았다. '역시 김재영이다'라는 평가가 절로 나온다. 그의 치밀하고 섬세한 해석 그리고 구체성, 집중성이 잡아내는 파워감은 김재영만이 갖는 색감이다.

그는 음악가이다. 다른 타협이 없는 국내 최고급 지휘자이다. 이제 경기도립국악단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 음악으로 연주로 국내 정상의 악단으로 거듭 성장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