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 북성동 자유공원 한국회관 옆 방공호.
일제시대 인천에 조성된 방공호의 역사적 조명과 관광자원으로 활용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이승언 중구의회 의원은 9일 "관내 방공호는 근대 건축물과 함께 발굴의 필요성이 충분하지만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옛 문헌과 정밀 현지조사를 벌여 인천의 역사·문화 연구에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940년대 중반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방공호는 현재 개항장의 중심인 중구 일대에 4곳이 남아있지만 설치 시기, 형태 등 정확한 근거가 남아있지 않다.

4곳 중 2곳은 사유지라는 이유로 개인 용도로 쓰이고 있으며 나머지 국·공유지의 경우 방치되거나 아예 폐쇄된 상태이다.

중구가 최근 조사한 방공호 검토 보고에 따르면 항동1가 어망업소 외벽의 문은 인근 P호텔과 지그재그 형태로 100m에 걸쳐 터널이 계속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여름철 모기발생, 악취 등으로 건물 소유주가 이 출구를 닫아 버렸다.

일명 '긴담모퉁이'로 불리는 답동 65 신작로 벽면 방공호는 철문이 설치되어 있지만 과거 도로공사 때 콘크리트로 문 일부가 메워졌다. 이 굴은 신흥초교까지 연결됐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유공원에는 2곳이 있다. 한국회관 옆 30m 길이 시설물과 11.1m 공원주차장 내의 것으로 이 둘은 서로 연결돼 병참기지로 쓰였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중구측은 발굴에 앞서 근거가 될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예산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옥엽 시역사자료관 전문위원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일본이 도청 소재지에 물적, 인적 대피용으로 만든 내용이 존재한다"며 "과거 군사시설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유래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