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 시기는 우리에게 보릿고개라고 하는 숙명적인 고통을 안겨준 때가 있었다.
지난 가을 수확한 쌀이 다 떨어지고 보리를 수확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인 이때 우리는 배고픔을 참고 허리를 졸라매야 했었다.
불과 30여년전, 거국적인 녹색 혁명이 시작되어 우리 국민을 배고픔에서 해방시켰고 여전히 식량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는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게 되었다.
때로는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쌀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것이 우리의 쌀에 대한 현주소다. 최근 쌀 소비량의 감소로 인해 농민의 마음은 가시방석위에 앉은 듯 불안하고 불편하기만 하다.
RPC를 비롯한 관련 업계의 창고에는 재고가 쌓이면서 경영의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2008년 기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75.8kg으로 나타났다.
1970년에는 136.4kg을 소비하였고 10년 전에는 99.2kg을 소비하였는데 이를 좌표평면에 그려보면 우향하하는 직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즉, 앞으로도 쌀 소비는 계속해서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이미 일본은 61.4kg, 대만은 47.5kg으로 감소하였다고 하니 우리의 쌀 소비 추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같다.
소득이 커지고 육류와 과일 등 먹거리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패스트 푸드 등 간편 음식이 쌀을 대체해나가면서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인 것이다.
쌀 소비 확대를 위한 각종 캠페인과 판촉행사가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쌀 소비 확대를 위해 한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최근 경기미 재고 증가의 원인으로는 쌀 대체 식품의 증가와 함께 가격이 저렴한 타 지역 쌀의 소비 확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저렴한 가격이 경기미의 발목을 잡고 있고, 외국산 쌀 수입이 확대되면 경기미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밥 한공기에 들어가는 쌀의 양은 대략 100g 정도로 시중에 유통중인 20kg 1포대면 200그릇을 만들 수 있다.
경기미 중에서도 최상급 수준의 쌀 가격이 6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한 그릇당 가격은 300원이다.
자동판매기 커피 한잔 값은 대개 300원이 넘는다. 최고 품질의 밥이 자동판매기 커피 한잔 값도 안되는 것인데도 쌀값이 비싸다고 한다.
쌀 만큼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사먹자. 큰 돈 들이지 않고 생활의 품위를 높이면서 식도락가가 될 수 있다. 300원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