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정치부 차장)
'All For One, One For All.' 전 국가대표 농구 감독이자 현 경원대학교 교수인 방열 씨가 몇해 전 경인일보 전 임직원을 상대로 펼친 특강의 제목이다.

방열 교수는 국가대표 감독 시절을 비롯 실업팀 감독 시절, 전자 슈터 故 김현준 선수를 비롯 슛쟁이 이충희, 농구 신산 신선우, 한기범·김유택·허재 등 당시 내로라하는 기라성같은 선수들과 함께 각종 국내외 경기를 휩쓸며 '스타 감독'시대를 연 장본인이다.

강의 내용을 되짚어보면 이들 선수들이 내로라하는 실력만큼이나 각자의 개성과 자존심이 강해 공격이나 수비에서 '독자적 행동'을 하기가 일쑤였다. 걸출한 실력만큼이나 '하나(All)가 되지 못하고 하나(One)만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All For One, One For All 작전을 도입했다. 공격에서는 4명의 선수(All)는 공을 잡은 1명(One)의 선수를 위해 상대 수비팀 선수들을 막는 공격형 박스 앤드 원(Box And One)을 펼쳐주고, 수비에서는 한명, 한명(One)의 선수가 하나(All)가돼 상대편 공 잡을 선수를 막는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현 정권과 전 정권이 갈라지고 보수와 진보가 갈라지고 여당과 야당이 갈라지고…. '하나(All)가 되지 못하고 하나(One)만 있다'.

여(與)든, 야(野)든 정치의 본령은 하나(One), 하나의 정치인들이 모여 정당을 만들고, 국민(All)의 대의를 받들어 위임받은 권력을 통해 국민들이 복리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다. 수권의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통해 최종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여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야가 된다.

지난 4·4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참패의 원인이 '하나(One)만 있었고, 하나(All)가 없었다'며 쇄신특위를 만들어 당 면모 일신에 영일하고 있다.

진단은 참 올바르다. 그러나 처방이 영 이상한 모양새다. 국민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야당은 다음을 위해 '우선 생존해야 하고, 다시 새로운 각오로 깃발을 들고, 기수를 정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1년여간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쳤다. 10%대에 머물던 '생존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30%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깃발을 세우는 단계로 진입한 듯 하다. 그러나 '광장 없이 민주 없다'며 거리로 나선 민주당이 정치의 본령인 국회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을 찾지 못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에서는 뭔가 2% 부족해 보인다.

거리 정치가 진정 국민(All)을 위한 것인지는 더 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마치 거리에 던져진 '돈 지갑'을 주으려는 모습은 아니었는지.

청와대 역시 권력(One)만 볼 것이 아니라 보(保)도 있고, 혁(革)도 있는 국민(All)을 바라봐야 한다. '근원적 처방론'이라는 화두를 던진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귀국했다.

청와대 및 내각 등의 인적 개편을 넘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과 행정구역 및 선거구제 변경 등 전방위적인 의제를 논의, 국정의 틀을 한단계 높일 획기적 내용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가장 기본이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All)이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