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주원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지난 14일부터 캐나다의 애드먼튼에서는 ICLEI(International Council for Local Environmental Initiatives)-Local Governments for Sustainability 즉, 지속가능성을 위한 환경지자체 협의회의 총회가 열리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독일의 프라이부르크나 캐나다의 밴쿠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호주의 멜버른 등의 시장과 공무원, 시의원, 전문가, 지역사회의 NGO 등 전 세계에서 700여명이 모인 자리이다. 이 모임은 150여개 국가들의 세계정상들이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992년 브라질의 리우에서 모이기 전인 1990년, 환경적으로 건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선구적인 도시들이 설립한 단체이다. 그러나 이후 지역사회도 지구환경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하에 초기의 목표에서 나아가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은 전 세계적으로 68개 국가에서 1천82개의 도시나 지역사회가 참여하고 있는데 4억명의 인구를 포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서울시, 경기도, 제주도를 포함하여 50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인천시도 지난 1월 가입하여 회원도시가 되었다.

이곳에서는 지난 3년간 각 회원도시들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성과들을 공유하고 더욱 진전시키기 위한 전략들을 논의하며 효과적인 방법들을 모색하는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기후변화에의 대응, 물문제의 통합적 관리, 지역사회의 생물다양성 증진, 에너지나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관리, 환경친화적인 교통정책, 지역행정에의 주민의 참여,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 생태적인 예산과 지속가능한 구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 증진 등 한 지역이 환경친화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모든 측면들이 논의되고 이를 프로그램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법들이 모색되고 있다.

이 회의에 참가하면서 세계의 여러 수많은 도시들이 진정으로 지구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의 인식과 자세이다. 우선 회원으로 가입한 50개의 우리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한사람도 참가하지 않은 것은 할 일이 워낙 많아서 그렇다고 단순히 생각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수많은 다른 나라의 시장들이 5일동안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만큼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 ICLEI에 가입만 하면 저절로 환경친화적인 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생각과 발전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지역사회와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해도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길이다. 다음으로 실제로는 생태적으로 중요한 갯벌을 매립해서 실패한 두바이 모델을 뒤쫓고 멀쩡한 하천에 토목공사나 하며 시민들이 간절히 보전하기를 원하는 산림을 파괴해서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겉으로만 환경친화적이라는 구호를 내세워서는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왜냐면 그동안 우리는 현재의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 있어서 우리의 생활방식을 쉽게 바꾸기가 어려우며 또한 성장이 무조건적으로 좋다라는 정치인들과 재벌들이 만들어 놓은 허구에 사로잡혀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사고하고 실천하는 길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에서는 오는 9월 초에 지속가능한 도시에 대한 논의를 지역에서 활발하게 벌이기 위한 출발점으로 세계지속가능도시포럼을 개최한다. 다른 나라의 도시들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지 눈여겨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