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즉시 거리탐방에 나서 나고야역 주변 등 도심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하였고, 탐구욕이 넘쳐 내친김에 저녁식사를 뒤로하고 택시에 몸을 실어 나고야 탑이 있는 센트럴파크로 향하였다. 센트럴파크는 도로축을 따라 길게 조성된 공원으로 구간별로 특성화된 공간구성과 연출로 도심 속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으며, 친수공간인 물길과 연못 주변에는 아름다운 숲이 휴식공간과 관광명소로 자리잡았고, 지하공간의 쇼핑몰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명물 오아시스 21은 지하공간에 버스터미널과 쇼핑센터가 있었지만 지상에는 도심경관과 열섬화 방지를 위해서 잔디광장에 교목를 식재하였고, 절반의 탁 트인 열린 광장은 과밀화된 도심속 여유공간으로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지하 썬 큰 광장은 지하공간의 답답함을 떨치기에 충분했고 아름다운 구조미와 옥상 유리판 위에 담겨있는 물은 시원한 느낌과 함께 열섬화 방지에 유용한 시설이라는 생각을 했다. 즉석에서 연주되는 경찰음악대의 멜로디는 문화공간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었다.
다음날 황궁을 닮은 나고야 성을 보면서 서울의 한성을 닮은 수원 화성을 비교 회상해 보았다. 문화적 정서의 차이가 극명하게 다르기에 축성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우선 일본은 아열대 기후에 비가 잦아 자연재해에 취약, 이를 극복하고 절대군주의 권력을 상징하기 위해 성 밖에 해자를 파고 성벽을 쌓는 등 견고하고 기능성이 돋보이는 축성양식을 가지고 있었다. 요코하마 등 국제적인 도시는 도시경관에 많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도심 재생사업 진행방법도 거의 유사하다.
우선 가로환경은 기능중심의 산업사회에서 문화중심의 21세기형 도로환경으로 재편되어가고 있다.
도로의 양적팽창 보다는 걷기편한 거리, 바라보고 싶은 거리, 아름다운 경관 등을 연출하기 위해 도로 다이어트로 보행환경을 개선했고, 녹도와 스트리트 퍼니처를 도입하여 풍요로운 도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가로등과 신호등은 겸용 지주대를 사용하여 장애물을 줄였으며, 공공디자인의 매뉴얼을 만들어 도로 표지판과 각종 도로 시설물의 색상을 통일하고, 건축물의 색상, 조형, 야간 조명까지 어우러질 수 있는 조화로운 도시로 연출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도심재개발 추진시 지자체와 민간협의체가 장기적인 프로세스를 가지고 협의와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시민의 재산권보호와 권익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이상을 실현시키는 개발방법으로 추진, 도심 재생사업 방법이 매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건설업자의 이익과 토지주의 재테크 목적의 개발이 아닌 분명한 이용목적과 명분 속에서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인 정통성, 기능적인 연계성이 살아있는 효율적인 도시재개발이 이루어져야겠다. 서두르지 말고 치밀하게 협의와 검토를 통해서 도시경관이 아름다운 수원으로 만들어나가자.